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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BMW 미망인 사망… 비서에서 그룹 안주인된 세계9위 여성부호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김현일 기자] 30여년간 BMW그룹의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온 여성부호 요한나 콴트(Johanna Quandt)가 5일(현지시간) 8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요한나 콴트

요한나는 사망 직전까지 집계된 자산만 11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조원에 달하는 거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97억 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자국 독일에서 두 번째로 돈이 많은 여성이자 세계 9위의 여성부호였다. 요한나가 이렇게 큰 돈을 쥐게 되기까지 그녀의 인생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요한나는 1950년대 BMW의 최대주주였던 헤르베르트 콴트(Herbert Quandt)의 개인 비서로 일했다. 이미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한 경력이 있던 헤르베르트는 1960년 요한나를 세 번째 부인으로 맞았다.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한 지 1년만의 일이었다. 그렇게 요한나는 단숨에 BMW그룹의 안주인이 됐다.

아들 슈테판 콴트, 요한나 콴트, 딸 주자네 클라텐(왼쪽부터)

1982년 헤르베르트가 사망하면서 마침내 요한나와 두 자녀가 BMW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남편이 세 차례 결혼으로 자녀를 6명이나 둔 탓에 경영권 분쟁이 있을 법 했지만 요한나는 큰 잡음없이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배경엔 남편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 남편은 회사 지분이 갈갈이 찢겨 가족 분쟁이 일어나는 걸 미리 막기 위해 계열분리처럼 회사를 떼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요한나와 그 아들, 딸에겐 BMW를 물려줬다.

덕분에 BMW 지분 16.7%를 가진 요한나와 아들 슈텐판 콴트(17.4%) 그리고 딸 주자네 클라텐(12.6%)까지 모두 억만장자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주자네는 화학업체 알타나의 지분 50.1%도 상속받아 엄마를 제치고 독일 최고의 여성부호가 됐다. 현재 자산이 153억 달러(약 18조원)다. 

젊은 시절의 요한나 콴트

요한나는 1982년부터 1997년까지 그룹의 감독이사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콴트 일가는 오너임에도 경영엔 직접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헤르베르트 시절부터 전문경영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회사의 전통이었다. 요한나 역시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자신은 물론 자녀들도 회사 경영과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덕분에 BMW그룹은 가족간 경영권 분쟁없이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비서에서 상사의 세 번째 부인으로 인생이 바뀌었던 그녀는 50대에 미망인이 돼 자녀들과 억만장자에 오르며 또 한번 극적인 인생역전을 이뤘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요한나가 남긴 유산이다. 14조원에 달하는 거액인만큼 이 돈이 누구에게로 갈 지 혹은 어떻게 쓰일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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