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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에어컨 절전한다고 칼퇴하라는데요…더워서 회사에 더 있고 싶습니다”
연일 35도 안팎의 살인적 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찾아 야근을 자청하는 직원이 느는가하면, 열대야를 피해 한강변에 모인 시민들이 현금 자동인출기나 편의점에서 더위를 피하는 웃지못할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퇴근보단 야근, 도서관보단 카페…바람찾는 폭염 피난민=기상청에 따르면 목요일인 6일 낮 최고 기온이 31도~3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특히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치솟고, 대전ㆍ광주ㆍ울산은 35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7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아 폭염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고됐다. 열대야도 기승이다. 5일 밤과 6일 아침 대구와 포항, 울릉도에서는 최저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나타났으며 6일 오전 7시까지도 포항 26.8도, 대구 25.6도 등을 유지했다.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치솟자 시민들은 너도나도 에어컨 밑으로 모여들고 있다.
직장인 안모(28) 씨는 “일찍 퇴근해 더위에 시달릴 생각을 하니 차라리 자청해 야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가 인근 카페도 문전성시다.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노트북 열기 때문에 도서관은 에어컨을 틀어도 더워서 앉아있기 힘들다”며 “앉아있는 시간을 생각하면 커피값 5000원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한강, 청계천 등은 심야 시간에도 ‘더위피난민’으로 해수욕장을 방불케했다. 실제로 여의도지구대에 따르면 통상 여의도 한강 시민 공원에는 평일 3만, 주말 5만 명 가량의 시민이 방문했지만 최근에는 평일에도 5만 명 가량의 시민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밤 한강 반포지구에 가족과 함께 나온 한모(67) 씨는 “덥다고 무작정 밤새 에어컨을 켜 놓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텐트 칠 자리가 없어 한참을 헤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강바람도 덥다”며 인근의 현금인출기나 편의점 등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대학생 이모(27ㆍ여) 씨는 “한강변에 사람이 많아지니 열기 때문에 더워져 친구들끼리 서로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를 사오겠다고 경쟁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위 피난민’ 급증에 갈등도 늘어나…골치 아픈 한강=이처럼 더위 피난민이 ‘바람부는 곳’으로 모여들면서 곳곳에서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열대야로 심야 시간에서 음주를 즐기는 시민이 많아지면서 한강 둔치에서는 ‘야간 음주족’과 ‘심야 자전거족’의 갈등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강 자전거길은 시속 20㎞로 속도 제한이 있지만 야간에는 인적이 드문만큼 ‘속도’를 즐기는 자전거족이 많은데, 야간에 한강에서 음주를 즐기던 시민과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지난 5일 밤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한강 뚝섬지구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40) 씨는 “한강 강북 둔치 자전거길을 따라 한강대교까지 가던 중 3~4번이나 충돌사고가 날 뻔했다”며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져 술을 마신 시민이 자전거길을 횡단하기도 해 아찔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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