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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극한의 고통’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국내의료진 새 치료법 개발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유년기부터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을 앓아 온 김모(36) 씨는 오랜 기간 전신스테로이드제와 전신면역억제제를 사용했다. 스테로이드의 장기사용으로 김 씨는11세쯤부터 ‘문페이스’(합성부신피질 스테로이드 투여 중에 나타나는 둥글게 된 얼굴 모양) 현상이 나타났고, 비만과 녹내장ㆍ 백내장 등의 합병증도 생겼다. 군복무는 믈론 결혼과 취직도 못하고 최근에는 2년 넘도록 전신면역억제제 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고통스럽고 우울하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7~2012년의 5년간 국민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의 중증 악화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매년 평균 11%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발병과 악화에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다인성 복합질환’으로 알려져있으며 알레르기를 포함한 면역기능의 이상이 핵심적으로 작용해 치료의 핵심이 면역조절에 있다는 것에 대부분의 임상의사, 연구자가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은 아직까지 더딘 실정이다.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질병의 근본적인 개선에 의한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없는 장기적인 임상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하는 주된 약물은 항히스타민제, 항류코트리엔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일시적 효과를 나타내는 대증 치료법이다.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사용되는 전신 스테로이드제, 전신 면역억제제 등은 장기간 사용시 전신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까지 있다.

이런 가운데 아주대병원 남동호 교수팀(알레르기내과)이 국내에서 최초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일명 자가면역글로불린 주사요법)을 개발해 화제다.

자가면역글로불린 주사요법은 환자의 혈장에서 특정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면역글로불린 IgG)만을 순수 분리해 환자 본인에게 다시 근육 주사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으로, 환자ㆍ맞춤형 면역조절치료법이다. 과거 정상인의 면역글로불린을 이용한 면역조절 치료법이 제시된 적은 있지만 질병치료의 목적으로 환자 자신의 면역단백질을 혈액으로부터 분리해 환자에게 주사한 치료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동호 교수팀이 2013년~2014년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자가면역글로불린 주사요법을 4주간 실시하고 치료 후 4주, 8주, 12주에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적 중증도 평가와 혈액분석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증도 감소 ▷혈중 총 IgE 항체의 감소(면역조절) ▷치료 종료 후 8주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호 교수는 “현재 할 수 있는 표준의학적 치료를 모두 시행해도 증상이 충분히 호전되지 않아 정상생활을 못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지내는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상당히 많다”며 “새로운 치료법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여 기쁘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피부과 분야 SCI 국제학술지 ‘더마톨로지(Dermatology)’ 온라인판에 2015년 6월20일 게재됐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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