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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턴기자의 반봉지간식]‘옛날 초콜릿 맛을 간직한’ 추억의 과자 새알
[헤럴드경제=김성우 인턴기자]초등학생 버스비가 300원이던 시절. 왕복등교비 600원을 받으면 학교 말고 슈퍼마켓에 먼저 갔다. 600원의 버스비는 넉넉한 간식비가 돼줬다. 걸어서 학교를 오가야 했지만 간식과 함께해 행복한 길이었다. 이후 교통비를 버스카드로 결제하며, 즐거움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그 시절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추억의 간식들, 지금도 출시되고 있을까? 27세의 인턴 근무자 김성우는 회사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어린 시절 내 0순위 간식은 ‘새콤달콤’. 싸고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포도맛을 먹을때면 혓바닥이 보라색으로 물들던 것도 좋았다. 편의점에 가서도 먼저 새콤달콤을 찾았다. 하지만 없었다. ‘디자인이 바뀌었나’해서 여러번 찾아봤지만 정말 찾을 수 없었다.

좌절하는 사이 함께간 동료가 어디선가 새알을 들고왔다. 그래서 새알을 먹기로 했다.

구입가 600원 새알. 그시절 왕복 버스비와 가격이다. 등하교길 먹기도 했지만 시리얼과 우유에 타먹어도 좋았다. 대입시절에는 졸음을 깨려고 구입했다. 친구들이 먹던 드림카카오는 가격이 비샀다. 새알은 석기시대와 함께 좋은 대체품이 됐다. 대량으로 사서 친구들과 나눠먹기도 좋았다.

새알 겉 포장

겉 표지. 노란 바탕에 동그란 초콜릿 모양 원이 두개, 그 안에 안에 파란 글씨로 ‘새’, ‘알’이 적혀있었다. 1봉지 기준 열량은 176 kcal, 폴리페놀이 들어있다는 설명도 적혀있다. 폴리페놀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에 함유된 황산화 물질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치매, 당뇨병, 암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 ‘손에 녹지 않는 초코볼’이란 문구도 눈에 띄었다. 오른쪽엔 ‘부끄럼 많은 앙탈쟁이 “귀요미”’란 문구와 몸을 가린채 수줍게 서 있는 머리가 큰 ‘새(Bird)’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 이름만큼 귀엽진 않았다.

수줍어하는 ‘귀요미’의 속살(?)을 열어봤다. 노란색 포장지를 뜯으니 바둑알을 연상케 하는 동그란 초콜릿이 나왔다. 모양이 모두 일정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형태였다. 검은색 초콜릿에는 보랏빛도 맴도는 것 같았다. 하나를 손에 움켜쥐고 ‘녹지 않는’지 시험해볼까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손에 묻으면 손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귀찮다는 생각이들었다.

새알 사진. 사진엔 잘 안나왔지만 보랏빛이 난다.

초콜릿은 총 38개가 들어있었다. 그 중 하나를 입에 넣어봤다. 입안에 닿는 순간 딱딱한 코팅이 느껴졌다. 혀로 녹여봤다. 초콜릿 코팅에서는 단맛이 났고, 곧 표면이 묽어졌다. 

그리고 어금니로 조금씩 씹어먹어 봤다. 초콜릿 맛이 느껴지며, 향이 입안에 맴돌았다. 달달하고 건강하진 않은 맛. 어린시절 먹던 그 맛이다.

언젠가부터 달지 않은 초콜릿이 인기를 얻었다. 건강을 위해 카카오 함량을 높인 제품들이었다. 추억 속 단맛 초콜릿들은 외면받기 시작했다. 새알과 석기시대의 자리에는 드림카카오, 페레로로쉐 같은 ‘건강한 단 맛’이 자리했다. 가격도 높아졌다. 초콜릿은 동전보다 지폐로 결제하는 게 익숙해졌다.

녹여먹고 씹어먹으며 금새 한 봉지를 비웠다. 등하교길, 엄마가 타주던 시리얼과 대입시절이 생각났고 추억에 잠겼다. 맛있게 먹었는데 끝맛은 좋지 못했다. 단 맛이 사라지자 텁텁함이 맴돌고 입에서 단내가 났다. '이전에도 뒷맛이 이랬나?' 생각해봤지만 잘 기억나지 않았다.

ks00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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