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캐스팅보트 역할에 대한 관측은 경영권 분쟁 발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부회장의 쿠데타에 동참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 전망이 많았다. 롯데제과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그 역할에 대한 전망은 여전하다. 하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신 전 부회장이 ‘중립’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 회장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도 마찬가지다. 일본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20%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하지만 두 아들 가운데 한쪽 편을 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중재자’ 역할에 대한 전망이 더 많은 상황이다. 신 회장은 3일 귀국하면서 “어머니와 전화통화했다”고 언급한 것도 당초 신 회장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신 전 부회장의 아내인 조은주 씨의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출국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 전 부회장 대신 공항에 나타난 인물은 신 전 부회장의 아내였다. 짙은 검은색 안경을 착용하고 나타난 조 씨는 아무런 말없이 출국장을 빠져 나갔으나, 일본에서 시어머니인 하츠코 여사를 만나는 등 모종의 메시지와 역할을 가지고 출국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신 회장의 아내인 시게미쓰 마나미의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 유명 집안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본 내 정계, 재계 등에서 신 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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