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2일. 고3과 재수생들에게는 운명의 날이다. 바로 2016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수능 100일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담감이 점차 늘어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한 번에 발휘해야 하는 만큼 이제까지의 공부를 정리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4당 5락? No!…충분한 수면이 학습능률에도 도움=공부하는 수험생에게 잠은 적으로 간주되기 쉽다. 하지만 공부를 위해 잠을 일방적으로 5시간 이하로 줄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잠이 부족하면 학습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두통, 짜증, 식욕부진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잠을 잘 자는 것이 수험생 건강관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문수 교수는 “잠을 잔 시간보다는 규칙적인 수면이 중요하다. 하루에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자는 것이 좋으며 인체에 꼭 필요한 멜라토닌이 새벽 2~3시 이후 줄어들기 때문에 그 전에 자야 숙면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우유를 한잔 마셔 공복감을 없애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생체리듬 조절이 중요한데, 특히 수면의 경우 주기적인 생체리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능 시간대에 두뇌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자정 무렵에는 잠자리에 들고 오전 6시경 기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에게는 몇 시간 자고 공부하느냐가 마치 성실성의 척도인양 잘못 이해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잠은 신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그날 하루의 뇌에 입력된 정보를 체계화하는 시간이다.
충분한 수면으로 집중력과 판단력, 기억력을 유지해야 한다. 낮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은 밤잠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쉬우므로 낮잠은 30분 이상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주말에 한주동안 밀린 잠과 피로도 풀겸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기 쉬운데 푹 자는 것과 필요이상으로 더 자는 것은 구별돼야 하며, 과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이 새로운 한주동안 일정한 수면리듬을 유지하는 데 좋다”고 당부했다.
▶ 스트레스의 적절한 해소=입시 스트레스는 수험생 개개인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나게 돼 대처하기에 따라 그 영향도 천차만별이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적절한 스트레스는 공부의 능률을 올릴 수 있지만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는 적은 스트레스로도 현저히 공부의 능률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해소법을 갖고 여유로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1주일에 3회 정도 가볍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적은 양이라도 아침식사를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도한 식사를 하는 경우 혈액의 순환을 위장관내로 집중시켜 뇌의 혈류량을 적게하고 졸음이 오기 쉽다.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 정도에서 절제하는 것이 두뇌활동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나 콜라, 인스턴트 식품등 가공된 고열량 음식보다는 채소, 생선, 과일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기억력과 집중력은 위가 약간 비어 있어 배가 약간 고플 때가 제일 왕성하므로 야식은 공복감을 면할 정도로만 먹고, 간식을 먹는다면 김밥 1줄이나 토스트 1개, 약간의 과일주스 정도가 알맞다”고 말했다.
시험날짜가 점점 가까워지면 실제로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도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공부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럴 때 조바심에서 무리한 학습계획을 세워 스스로 지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학습능률에 향상에 도움이 안되므로 선생님 등과 상의해서 학습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소기의 학습목표 달성하고, 심적 안정감과 함께 규칙적인 생활을 갖는데도 도움이 된다.
심호흡, 명상, 스트레칭, 규칙적인 기도, 독서등 신체와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자신에게 좋은 것을 선택해서 시행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효과적이다. 휴식시간에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며 심호흡을 하여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부모님이나 주변에서는 지나친 기대표현으로 수험생에게 큰 부담을 지울수 있는 만큼 따뜻한 격려와 함께 학업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정리도 통해 학습능률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