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용산 유엔사 부지개발 민간주도로 바뀐다
부지매입부터 설계·시공까지 맡아양질개발·LH 부채감축 효과 기대先투자 리스크·승인과정 등은 난제
정부가 용산미군기지 개발과 관련, 민간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기로 하고 실시계획 승인절차를 진행중인 유엔사 부지(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5만1753㎡)에 대한 토지 매각 공고를 오는 10월 중 내기로 했다. 토지를 매입함에 따라 발생하는 선(先)투자리스크가 민간에 넘어오는 만큼 민간이 부지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유엔사 부지 복합시설지구 개발 시행사 선정을 위해 오는 10월 중 부지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9일 신청된 유엔사 복합시설지구 실시계획을 오는 10월까지 승인할 방침을 세운데 따른 것이다. 

LH는 애초 자금조달 방법을 두고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으나, 부지 개발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하면서 부지를 사들인 민간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맡는 것으로 사업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개발 방식이 검토 수준이었다면 실시계획 제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민간이 부지매입을 통해 시행사로 나서게 된 데는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감축 방침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LH는 지난 2007년 경기도 평택 새 미군기지를 건설하는 대신 건설비용(당시 감정평가 3조4000억원)을 3개 부지 개발을 통해 충당한다는 내용의 양여협약을 국방부와 맺은 바 있다. LH가 직접개발을 맡을 경우 개발비용만큼의 대출을 일으킬 수 밖에 없어 부채가 쌓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LH 관계자는 “민간주도로 개발을 하게 되면 양질의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뿐더러, LH의 부채감축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매각일정이 알려지면서 국토부와 LH의 희망과는 달리 투자에 나서는 민간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왕세종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투자 리스크를 누가 부담하느냐에 대한 문제인데 거액의 토지대금을 부담하면서 나서는 민간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왕 연구위원은 또 “공공시설 확충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또 민간이 지자체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사업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시공순위 10위권내의 대형 건설사의 건축사업본부 임원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건설사들이 선뜻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보 수집 차원에 그치고 있으며 적극적인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실시계획 승인과정에서 정부와 서울시 간의 마찰 역시 예상된다. 이미 국토부는 서울시는 유엔사 부지 내 남산조망권을 놓고 마찰을 빚다 최고 70m 이하로 제한키로 합의를 한뒤 조성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 기관 등은 실시계획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LH가 제출한 실시계획 상에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빠진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시계획과 함께 LH가 지구단위계획안 등을 제출했는데 용적률 등 구체적인 내용 등이 없다”면서 “내용이 빠진 상태에서 승인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실시계획 승인 후 부지매각 공고를 통해 토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가 유엔사 부지에 대한 건축 도면 등 구체적인 내용을 지자체에 제출한 뒤 승인을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에 앞선 지난 4월 유엔사 부지 개발을 위해 용도지역을 기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꾼다는 내용으로 한 유엔사 복합시설지구 조성계획을 승인하고 고시한 바 있다. 조성계획에는 유엔사 전체 면적의 86%는 복합시설, 14%는 공원ㆍ녹지ㆍ도로와 같은 공공시설을 짓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당초 2019년 유엔사, 캠프킴, 수송부를 동시에 개발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월 7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유엔사를 먼저 개발한 뒤 2017년 캠프킴, 2019년 수송부를 순차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