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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인간(오에 겐자부로 지음, 정수윤 옮김, 위즈덤하우스)=“정녕 제 인생은 책으로 인해 향방이 정해졌음을, 인생의 끝자락에서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고백이다. 작가 인생 50년의 지난한 삶을 지탱해주고 길잡이가 돼준 ‘내 인생의 책’을 지난 삶을 회고하며 펼쳐냈다. 여든 노작가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죽마고우의 갑작스런 자살과 장남 히카리의 장애, 문단의 비판 등 시련 속에서 그가 붙잡은 건 책이었고, 내적 힘을 길러줬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한 구절을 삶의 지표로 삼았던 소년 시절의 이야기부터 엘리엇과 오든, 포의 시집을 읽으며 언어에 대한 감각을 훈련했던 기억, ‘신곡’, ‘오디세이아’ 같은 고전 및 수많은 문학작품을 통해 생의 고뇌를 승화시켰던 여정 등 책과 삶이 뜨겁게 만나는 지점으로 독자를 이끈다. 인간은 왜 읽는가에 대한 성찰도 담았다. 

▶혁신의 모든 것(전승우 지음, 학고재)=혁신의 이론과 성패 스토리를 총망라한 혁신종합보고서. 기업의 성패에 혁신은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혁신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일정한 형태가 있는 건 아니다. 이는 혁신의 특성에 기인한다. 기존에 혁신의 원동력으로 평가됐던 요인들이 어느 새 낡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혁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전에는 혁신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던 접근방식이 도리어 큰 성공을 거두게도 한다. 저자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얘기되는 애플의 화려한 부활은 혁신 방법의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낸 것이라기보다 개선에 무게를 둔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관성을 버리고 단순유연해지는 것이다. 거창한 것 대신 작은 개선이 혁신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창작 노트(마크 스콧 지크리 지음, 이시은 옮김, 중앙북스)=쟝르영화로 일관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담았다. ‘환상특급 길잡이’의 SF 작가 가 엮은 이 책은 현실과 거리가 먼 기예르모의 영화가 어떻게 아이디어의 싹을 틔우고 작품으로 탄생되는지를 담았다. 기예르모는 아이디어와 현장 일지들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업실이자 갤러리라고 불러도 좋을 ‘블라크 하우스’는 또 다른 볼거리. 원본 소품과 콘셉트 아트, 스토리보드, 사전제작 축소모형 뿐 아니라 컬렉션이 압도적이다. 러시아 화가 빅토르 사폰킨의 용을 죽이는 성 조지의 대형 그림, 영화 ‘헬 보이’에 나오는 악마 사마엘의 실물크기 조각상 등 다양한 컬렉션은 그의 상상력의 보고라 해도 좋다. 창작노트와 창작과정, 미완성 프로젝트 등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그 시작과 끝, 그를 관통하는 작가정신을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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