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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농협회장? 檢 칼끝 정조준
리솜리조트 특혜대출등 의혹…전임 민선회장 모두 구속 불명예
MB정권 실세들과 친분도 주목



리솜리조트 경영진의 횡령과 특혜대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최원병(69·사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1988년부터 민선으로 선출된 농협중앙회장은 전임 1~3대 회장이 모두 검찰에 구속되는 불명예를 겪은 바 있다.

4대인 최 회장까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경우 중앙회 내ㆍ외부에서 개혁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전날 H종합건축사사무소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자료 등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최 회장의 친인척이 고문을 지냈던 H건축사는 하나로마트 등 농협중앙회가 관할하는 유통시설ㆍ매장의 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을 여러 차례 수주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H건축사가 공사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만든 정황을 포착하고, 비자금 중 일부가 최 회장의 친인척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07년 12월 이후 H건축사가 농협이 발주한 공사를 집중적으로 수주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 리솜리조트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최 회장과 연관된 건축사사무소까지 특수1부의 수사 대상이 되면서 검찰이 최 회장에 대한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리솜리조트는 2005년부터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데도 농협이 10년 동안 1600억원대의 대출을 해 주면서 ‘특혜대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고(옛 동지상고) 출신으로, MB정권 실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번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확대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최 회장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경우 역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대 민선회장인 한호선 전 회장은 농협 예산을 전용해 4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4억1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지난 1994년 구속됐다.

2대 원철희 전 회장 역시 재임 기간 중 6억원의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 민선 3대인 정대근 전 회장도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협중앙회장이 가진 힘과 권한이 막강하고 정권과도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대근·강승연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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