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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전 마지막 연구…작고 1년 만에 사이언스지에 오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고인이 된 한국인 과학자의 마지막 연구가 작고 1년 만에 세계 최고 학술지에 게재됐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8월 암으로 작고한 故 박영수 박사가 참여했던 국제공동연구의 성과가 24일자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논문은 박 박사가 참여한 국제해양탐사프로그램(IODP)의 일환으로 수행한 탐사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해저 2.5㎞ 부근에 존재하는 갈탄층(석탄층의 일종)에 미생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였는데요. 이를 위해 박 박사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IODP에 유기화학분야 연구원으로 참가했습니다. 인류가 처음 탐사에 도전한 영역이었습니다.

2011년 조이디스 레볼루션호에 탑승한 故 박영수 박사 모습. [사진=지질자원연구원 제공]

ODP는 해양 과학 시추를 통해 지구 과학의 미해결 주제를 해결하려는 연구 프로그램입니다. 기후와 해양변화, 생물권 프론티어, 지구 연결, 생동하는 지구 등 4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데요. 현재 26개국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저 심부 미생물 연구분야에선 박 박사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참여한 연구원이었습니다.

2011년 조이디스 레볼루션호에 탑승한 故 박영수 박사 모습. [사진=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연구 결과 새로운 미생물 6종이 발견됩니다. 어떻게 생존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죠. 박 박사는 연구 과정에서 지구화학분석을 통해 바닷속에서 얻은 시료를 분석하고 유기물의 근원과 지층의 퇴적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자료를 제공했습니다.

2012년 치큐호에 탑승한 故 박영수 박사 모습. [사진=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동료 연구원들은 장기간의 승선 생활이 어려워 젊은 연구자도 꺼리는 시추 탐사 연구에 참여하고, 결과를 끝까지 보지 못한 채 작고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이미 몸 속에서 암 세포가 자라고 있었는데도 그는 2012년 배에 올랐고 2013년 정년퇴직 이후에도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김길영 지질자원연구원 가스하이드레이트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고인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남들이 꺼리는 연구 활동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자원했다”며 “후배 과학자들에게 귀감이 됐다. 암 판정을 받고도 끝까지 연구와 교육에 힘쓰신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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