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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더 크고 나이든 또 다른 지구다
[HOOC=이정아 기자] 밤하늘을 수놓은 별 어딘가에서 또 다른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에 인류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것만 같습니다. 최근 수년간 생명이 존재할 개연성이 있는 ‘지구 2.0’ 행성 후보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언젠가 인류가 외계 생명과 조우하게 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지구와 닮은 행성의 수만 12개로 꼽히고 이 가운데 태양과 닮은 항성의 주변을 도는 행성만 무려 9개로 관측됩니다.

왼쪽부터 차례로 케플러-22b, 케플러-69c, 케플러-452b, 케플러-62f, 케플러-186f, 지구. [사진=NASA]

지구 닮은 지구 = 모든 조건을 따져봤을 때 지구와 가장 흡사한 행성은 ‘케플러-452b’.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이 행성의 존재를 23일(현지시각)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태양에서 약 1400광년 떨어져 있는 이 행성은 태양과 매우 비슷한 분광형 G2 항성 주변을 돌고 있는데요. 공전 주기와 공전 궤도도 지구와 매우 유사합니다. 단 5%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거든요.

이 행성의 나이는 60억 년으로 우리 태양보다 15억 년 더 오래 살았고 지름은 지구의 1.6배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거주 가능 구역(habitable zone)’ 행성들 중에선 몸집이 가장 작은데요. 그 크기로 보아 지구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바위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항성의 나이도 60억 년으로 태양과 15억 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요. 이런 조건이 모두 만족하는 행성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케플러-452 항성계와 우리 태양계를 작은 항성계인 케플러-186과 비교한 그림. [사진=NASA]

“나도 슈퍼지구라고!” =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들은 여럿 더 있습니다. 지난 4월 발견된 ‘케플러-186f’. 지구보다 조금 크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10%도 되지 않습니다. 다만 공전 주기가 130일로 지구보다 훨씬 짧은데다가 태양의 절반 크기 만한 차가운 적색왜성(분광형 M 항성) 주위를 돌고 있죠. ‘거주 가능 구역’ 바깥 가장자리에 있는 추운 행성입니다.

2013년 4월 거문고자리에서 발견된 케플러-62f도 한때 주목받았습니다. 약 1200광년 떨어진 이 행성은 지구보다 약 40% 크고 공전 주기는 267일입니다. 이 행성은 주황색왜성(분광형 K 항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백조자리에서 발견된 케플러-69c를 비롯해 10개 정도의 행성이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와 가장 흡사한 행성, 케플러 -452b가 발견됐다. [사진=NASA]

외계 생명체는 있다? = 빛의 속도로 10만 년을 달려야 끝에서 끝에 다다를 수 있는 우리 은하에만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떠 있고,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떠 있는 은하가 관측 가능한 우주 범위에서만 1000억 개 이상 존재합니다. 인류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는 광활한 우주에서 보잘 것 없이 작습니다. 

그렇기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지닌 행성의 수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이 있다고 보는 게 오히려 더 논리적일 겁니다. 게다가 지구와 유사하지 않은 행성에서 진화한 외계 생명체도 존재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요.

이런 이유로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대부분이 사실상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인류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들과 조우하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겠지만요.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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