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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에 걸린 홍대 인디문화의 민낯
서울시립미술관 ‘서브컬처 : 성난 젊음’展홍대 문화 증언 영상물 ‘아워네이션’시대별로 데이터화한 ‘옵티컬레이스’이동연·임동근등 연구자들의 토론까지1995~2015년 홍대 중심의 인디문화 조명
지난 6월 30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3층 프로젝트갤러리에 문을 연 ‘서브컬처 : 성난 젊음’전. 1990년대 중반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서브컬처, 인디문화를 조명하는 전시다.

2,3층에서 열리고 있는 지드래곤 ‘피스마이너스’전과 규모면에서 대비된다.
지드래곤이나 홍대 인디씬이나 의미있는 대중문화 현상이지만, 전자는 기획됐다는 점에서, 후자는 자생했다는 점에서 뿌리가 다르다. 시립미술관이 들여 놓은 두 개의 대중문화 현상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의미하게 볼 것인가는 관람객 몫이다. 그렇더라도 한 시대를 공유했던 많은 이들의 치장하지 않은 민낯과 더 닮은 건 후자다. 

전시는 ‘홍대 앞이라는 공간의 문화적 정체성과 이에 대응하는 제도의 변화까지 다양한 층위의 문화 지형도를 엮어낸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전시는 3단계로 진행되는데, 박형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아워네이션’을 먼저 선보였다. 14일에는 작가 팀 ‘옵티컬레이스(김형재, 박재현)’가 홍대의 시대별 변화상을 데이터로 정리한 결과물을 인포그래픽 형태로 벽면에 설치했다. 28일 이후에는 이동연, 임동근, 심보선 등 문화 연구자들이 라운드 테이블에 모여 토론한다.

45분짜리 영상물 ‘아워네이션’에는 한경록(크라잉넛), 차승우(모노톤즈) 등이 출연, 인터뷰 형식으로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홍대문화를 증언했다. 과거 홍대 앞은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할 수 없었던 많은 ‘애’들의 배설물을 문화적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공간이었다. 특히 홍대 앞 음악이 그랬다.

명월관, 마트마타 같은 클럽에서는 새로운 테크노 음악을, 길거리에서는 록밴드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2015년, 홍대의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홍대인’들의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다. 전시 두번째 스텝으로 선보인 옵티컬레이스의 인포그래픽이 이같은 현상을 보여준다. 이 자료들은 인디 레이블 헬리콥터레코드 대표 박다함씨의 수집품들이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음악을 듣기 위해 인천에서 홍대까지 수도권전철 1호선을 타고 2시간이 넘는 여정을 반복했다.

‘죽돌이’를 자처하던 홍대 인디씬의 소비자는 이제 생산자가 됐다. 그리고 그가 키운 ‘밴드 404’의 입을 통해 음악하는 홍대인들의 힘든 오늘을 말한다. “혼자, 노트북으로, 댄스뮤직을, 취미로 한다”

인포그래픽은 서태지, 신해철, 윤상, SM, YG, JYP, TV오디션, 주요사건, 인디,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국힙(한국힙합) 등으로 카데고리를 나눠 1952년부터 2015년까지의 역사를 기록했다.

1952년생인 SM의 이수만 프로듀서를 시작점으로 잡았다.

3층 구석 전시장은 단촐하다. 그러나 전시장을 채우고 또 앞으로 채울 내용(라운드 테이블)들은 책으로 펼쳐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흥미롭다. 마침 미술관 측은 전시 결과물을 종합해 도록 형태의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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