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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사냥부터 박제까지 달러‘펑펑’...탐욕에 사라지는 동물의 왕국
[슈퍼리치섹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동물들이 야생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곳이지만 일부 재력가들의 탐욕 때문에 언젠가부터 사냥터가 돼버렸다. 부호들이 야생동물을 사냥감 혹은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면서 아프리카 대륙은 멍들어가고 있다.
 
요안 니큘래가 박제를 주문한 코끼리.

▶버팔로 사냥상품으로 수익 노리는 보석업계 큰손=끌로에ㆍ몽블랑ㆍ피아제 등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리슈몽(Richemont)’의 요한 루퍼트(Johann Rupert) 회장은 2013년 경매에서 4000만남아공랜드(한화 약 3700만원)를 들여 버팔로 한 마리를 구입했다. 사람들은 왜 그런 것에 돈을 ‘낭비’하냐며 비난했지만 루퍼트 회장에겐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다.

남아공에선 희귀동물을 사냥하는 것이 패키지 상품으로 만들어질 만큼 사냥이 산업화돼 있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최소 3만달러를 지불하면 7~14일간 호화 숙소에서 숙박하면서 고급 음식을 제공받고 사냥까지 할 수 있다. 희귀동물을 소유한 업자들은 바로 여기서 수익을 얻는다.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이기 때문에 사냥 상품은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당연히 남아공 부유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루퍼트 회장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버팔로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수천만원을 쏟아부었다. 

요한 루퍼트 리슈몽 회장.

▶ ‘코끼리 사냥 후 미소’ 동영상으로 구설수 오른 밥 파슨스=도메인 제공업체 ‘고대디(GoDaddy)’의 창업자 밥 파슨스(Bob Parsons) 최고경영자(CEO)는 2011년 자신이 올린 동영상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동영상엔 야심한 시각 파슨스가 짐바브웨에서 코끼리를 향해 총을 쏴 죽인 다음 코끼리 사체에 기대 앉아 웃고 있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었다. 동영상은 곧장 TV뉴스와 인터넷으로 퍼져 나갔고, 파슨스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성난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의 입장은 이렇다. “매년 코끼리가 많은 농작물을 파괴해 짐바브웨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량난에 허덕이는 짐바브웨 주민들은 마땅한 옷감도 없어 고대디 로고가 박힌 옷을 제공받아 입고 다닌다.

파슨스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애썼지만 동물보호협회는 “코끼리를 죽인다고 해서 근본적인 식량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사냥부터 박제까지 1억원 들인 루마니아 최고 부호=작년 11월에도 똑같이 코끼리 살육으로 도마 위에 오른 부호가 있다. 루마니아의 최고 부호 요안 니큘래(Ioan Niculae)는 2만유로(약 2500만원)를 들여 남아공에서 코끼리 사냥을 했다. 그러나 그의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니큘래는 자신이 쏴 죽인 코끼리를 박제해달라고 주문했다. 남아공의 박제 전문가는 7개월에 걸쳐 코끼리 박제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4.5톤이었던 코끼리는 0.5톤의 모형으로 바뀌어 있었다. 니큘래가 추가로 요구한 19마리의 다른 동물들까지 함께 박제됐다.

박제품들을 니큘래의 루마니아 집으로 보내는 것도 일이었다. 작은 것들은 항공편으로 운송됐지만 코끼리와 사자처럼 큰 것들은 남아공 더반의 항구에서 출발하는 선박에 실려 루마니아로 향했다. 코끼리 박제부터 운송까지 3만유로(약 3800만원), 다른 19마리는 6만유로(약 7500만원) 등 사냥비용까지 포함해 총 11만유로(약 1억3800만원)를 들여 자신의 집을 박제동물들로 화려하게 치장했다. 니큘래는 농업과 비료사업을 하는 ‘인터애그로(Interagro)’ 창업자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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