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촉각은 물론 후각 기능까지 갖춘 ‘냄새 맡는 전자 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로봇이 접촉한 사람들의 땀과 체온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알려주고 또 유해가스 냄새를 대신 맡아 위험도 알려주는 날이 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은 촉각, 온도, 습도는 물론 인간의 피부가 감지할 수 없는 다양한 유해가스 및 유기 용매 등을 분별하는 전자 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그동안 전자 피부는 압력, 응력, 터치 같은 촉각형 자극의 민감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개발돼 왔었는데요. 후각 기능을 갖춘 전자 피부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매우 미세한 압력센싱이 가능하고, 인간과의 감정적인 교감(온도, 습도, 및 터치센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환경감지(가스센싱)가 가능한 냄새 맡는 전자피부 모식도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전자피부는 ‘전기용량’이라는 특성을 이용했습니다. 전기용량이란 물체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연구진은 온도와 습도, 유해가스, 유기 용매에 의해서도 극성도 차이에 따라 미세하게 전기용량이 변화한다는 점에 착안했죠.

전자피부 센서가 부착된 손 이미지

연구진은 우선 화학기상증착법(CVD)를 통해 전기전도도와 탄성이 높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합성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압력에 따른 전기용량의 변화를 이용하는 방식의 웨어러블 소자를 만들었습니다. 이 소자는 휘어지고 늘어나는 피부 특성을 가지면서도, 하나의 소자로 촉각과 후각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향후 차세대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와 사고 감지용 스마트 로봇피부 등 인간 친화적 기기의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접히고, 뒤틀리고, 늘어나는 전자피부 모습

연구를 주도한 숭실대 김도환 교수는 “땀 속의 pH(페하) 농도에 따라 암발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만큼 이번에 만든 전자 피부를 활용해 이를 진단하는 기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연구 결과는 이달 말에 발간될 재료과학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28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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