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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核협상 타결…중동질서 재편 신호탄
13년만에 역사적 타결됐지만…중동내 ‘反이란’ 진영 경계심
사우디 ‘정치적 세력 확대’ 우려…이스라엘 핵개발 가속화 가능성



중동의 데탕트(긴장 완화)냐, 종파 간 신냉전의 개막이냐’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13년 만에 타결한 이란 핵협상이 앞으로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노림수대로 이란의 핵개발 억제를 통해 긴장완화가 나타날 지, 아니면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대립이 본격화되면서 종파간 갈등이 거세질 지가 핵심 관심사다. 그런데 가능성은 후자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이란 핵협상안은 친(親) 이스라엘 성향의 공화당이 우세한 미국 의회를 통과해야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중동 내 반(反) 이란 진영은 벌써부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리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서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동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의 대립구도가 심화하고, 이란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은 핵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사우디는 대(對)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의 경제력이 커지면 외려 핵무기 개발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의심한다. 이번 협상은 15년 동안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 신설 중단 등이 골자다. 15년 뒤에는 다시 핵개발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이란의 중동 지역 영향력을 상당하다. 이란 정부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예멘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경제력까지 회복한 이란의 영향력 확대 는 이라크ㆍ시리아 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견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예멘 정부를 도와 후티 반군과 싸우고 있는 사우디, 시리아 정권에 적대적인 터키에게는 위협적이다.

알자지라는 사우디 관료들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란 저지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자체 핵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고, 이를 위해 미국이 아닌 다른 동맹국을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세대교체로 젊어진 사우디 왕실은 어느 때보다 반미적이고 호전적이다.

중동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이 이란과 직접 충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줄곧 이란 핵협상에 극렬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핵무기를 개발해 온 이스라엘은 이미 2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1981년에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오시락 원자로를 파괴한 적이 있다. 최근 미국과의 사이도 많이 벌어졌다. 이란의 핵개발 능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핵시설 타격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국제관계에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정치, 안보 자산”이라면서 “(이란 핵협상은)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 간에 논쟁을 더 키울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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