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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착륙 못하는 뉴호라이즌스의 속사정
[HOOC=이정아 기자] 2006년 1월 발사된 뒤로 무려 9년 반 동안 장장 49억㎞를 날아간 뉴호라이즌스호.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밤 오후 8시50분,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에 1만2500㎞까지 다가섭니다. 100초의 시간 오차 범위 내에 목표 지점으로부터 300㎞ 직경의 원 이내를 정확하게 통과해야만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왜 뉴호라이즌호는 명왕성에 착륙하지 않고 그 근처를 스쳐 지나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관련 이야기: 미국은 왜 명왕성 지위 복권에 힘쓸까?

우선 명왕성의 중력이 너무 작다는 이유를 꼽을 수 있습니다. 명왕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6~7% 정도. 지구에서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은 명왕성에서 약 4kg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이날 NASA에 따르면, 명왕성의 지름은 2370㎞로 학계에 알려진 것보다 80㎞ 정도 더 긴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여전히 명왕성은 달보다도 그 크기가 작습니다. 명왕성의 지름은 지구의 0.18배고, 부피는 0.0066배에 불과합니다.

뉴호라이즌호 상상도. [사진=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그 다음 이유로는 뉴호라이즌스호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천체에 착륙하기 위해선 탐사선이 저속으로 속력을 감속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9년 반 만에 49억㎞를 날아 태양빛이 도달하는데 4시간 반이 걸리는 얼음짱 같은 공간까지 나아가야 했던 뉴호라이즌스는 감속할 만큼 연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2006년 1월 Atlas-V 로켓에 실려 초속 16.26㎞라는 역대 최고의 속력을 기록하며 지구 궤도 바깥쪽으로 직접 발사됐습니다. 명왕성을 지나 카이퍼 벨트까지 탐사를 이어가기 위해서 뉴호라이즌스호는 현재 초속 14㎞ 속도로 날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명왕성 탐사를 두고 ‘마치 단번에 바늘에 실을 꿰는 것과 같은 미션’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제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의 어두운 지역 ‘고래’와 4개의 검은 점의 정체, 위성 카론의 지형과 성분, 발견되지 않은 명왕성의 위성들의 존재 여부에 대한 관측을 해낼 텐데요. 그리스 신화 속 최고 신인 제우스의 형이자 저승의 신인 명왕성을 만난 뉴호라이즌스호가 얼마나 정밀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입니다. 최초의 명왕성 탐사를 수행한 뉴호라이즌스호는 2019년까지 카이퍼 벨트 천체 탐사를 수행한 뒤 태양계 바깥으로 날아가고 있는 보이저호처럼 태양의 중력권을 벗어나 성간 공간으로 탐사 여행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자문=국립과천과학관 안인선 연구사

dsun@herald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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