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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미국은 왜 명왕성 지위 복권에 힘쓸까?
[HOOC=이정아 기자] 드디어 오늘입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4일 오후 8시50분,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무인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약 1만2500㎞까지 다가섭니다. 2006년 1월 발사된 뒤로 무려 9년 반 동안 장장 49억㎞를 날아서 이 비운의 별에 다가서고 있는 건데요. 이번 뉴호라이즌스 탐사로 명왕성은 박탈당한 행성 지위를 과연 복권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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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호라이즌스호의 명왕성 탐사가 미국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 1930년 2월 18일. 미국 그랜드캐니언 남동쪽에 있는 로웰 천문대에서 톰보라는 천문학자가 명왕성을 발견했습니다. 태양계 행성 가운데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행성이었습니다. 미국 과학자들에게 명왕성은 커다란 긍지와 자부심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2000년대 들어 명왕성 인근에서 새로운 천체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180도 바뀝니다. 처음에는 명왕성의 위성으로 생각됐던 카론이 명왕성과 맞물려 공전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더니, 이내 명왕성 궤도 바깥에서 명왕성보다 무려 27% 정도 질량이 큰 새로운 천체 에리스가 발견되는데요.

명왕성의 지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국제천문연맹(IAU)은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회의를 열고 행성의 정의를 크게 3가지 조건으로 정리합니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 형태를 유지하면서, 모름지기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이처럼 행성의 정의를 제시한 뒤 IAU는 명왕성의 지위를 정하는 투표를 부쳤습니다. 그 결과 행성이었던 명왕성이 그 지위를 잃고 부르기도 어려운 ‘134340’이라는 왜소행성 번호를 부여받게 됩니다.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 것이죠.

미국 천문학계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유럽 과학자들이 대부분 참석한 회의에서 다수결이라는 방식으로 행성의 지위를 정한데 따른 불만이 터져나온 것인데요.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명왕성 무인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한 지 불과 반 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사진=NASA]

▶ ‘Plutoed’(명왕성 되다)라는 의미가 있다고요?

- 네, 사람이나 사물의 처지가 갑자기 추락하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로 우리 말로 치면 속어인 ‘새 되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명왕성이 왜소행성으로 지위가 격하된 2006년, 미국 방언협회는 ‘올해의 단어’로 ‘Plutoed(명왕성 되다)’를 꼽았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명왕성과 비슷한 궤도에서 명왕성보다 30% 정도 큰 에리스가 발견되면서 명왕성이 결정적으로 퇴출을 당하는데 에리스를 발견한 마이클 브라운 교수가 미국인입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선 브라운 교수를 두고 ‘명왕성 킬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혹시 이번 탐사 결과에 따라서 다시 지위를 회복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 미국이 바라는 게 그건데요. 현재까지 드러난 과학적 관측만으로는 명왕성이 행성 자격을 다시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중론입니다. 인류가 가본 가장 먼 곳이 명왕성이다라는 의미에서 그치게 될 지, 또는 잃었던 9번째 행성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뉴호라이즌스호의 활약이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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