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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발목을 잡는 골칫덩이, 그 이름은 바로 가족?

“치사하게 들릴까 봐 입이 떨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언니에게 꼭 한 번 하고 싶고, 또 해야 할 말이 있어. (중략) 언니는 외국으로 어학 연수도 갔고, 엄마가 좋아하는 의사 사위도 보게 해 줬고, 난 그에 비해 전문직도 아니고 남편도 그냥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고. (중략)

언니가 조금이라도 내 기분을 이해한다면 지금처럼 그렇게 배려 없이 언니네 식구들 자랑은 하지 않아줬음 좋겠어.“

“난 오히려 내가 훨씬 더 엄마 때문에 인생이 어그러졌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더 이상하다. 너도 알다시피 엄마가 얼마나 내 성적, 내 학교, 내 연애, 심지어는 내 결혼까지 다 관여했니. (중략) 나는 엄마 때문에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야 했던 기억에서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어.(중략) 그렇다고 내가 식구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형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면 좋겠니. 제발 이 언니에게 늘 그렇게 날카롭게 대해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나미 박사의 새 책 <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은 그동안 수많은 상담을 통해 발견한 가족 간의 문제를 편지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가족 갈등 상황별로 서로가 서로에게 차마 할 수 없는 말들을 편지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여자 친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이 편지를 쓰고, 여자 때문에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끊겠다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서운한 마음을 가득 담아 편지를 쓴다. 나의 입장을 읽을 때는 공감을 느끼지만, 상대의 입장을 읽을 때는 이해를 하게 된다. 어려운 의학 용어, 분석심리학적 이론은 없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만으로도 상황은 감정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이나미 박사의 따뜻하지만 한편으로 칼칼한 조언이 덧붙여져, 가족에 대한 짜증과 미움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이나미 박사는 “가정은 흠 없는 천국이 아니다”라 말한다. 한편으로는 내 발목을 잡는 골칫덩이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땅을 딛고 올바르게 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게 도와줄 발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을 위해서라는 마음보다는 ‘나’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모른 척 했던 가족 문제를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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