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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란물 주고받고…美교육계 섹스팅‘골머리’
중·고교 계도캠페인 부모들 자녀와 토론
고교생28% “해봤다”…성경험 가능성 7배↑


미국 교육계가 청소년들의 ‘섹스팅(sexting)’ 계도에 나섰다. 섹스팅은 휴대전화로 성적인 메시지나 사진, 동영상을 주고받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통합교육청은 오는 9월 새학기부터 산하 중·고교에서 섹스팅 계도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 캠페인에는 교사와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 공무원, 시 검찰국과 학교 경찰, 각 지역공동체 대표, 카운슬러 등도 동참토록 할 예정이다.

정규 수업시간 외 섹스팅에 관한 교육 시간을 별도 편성하고, 동영상과 책자, 교육 계획서 등을 제작해 일선 학교에 전달할 예정이다. 섹스팅 교육에는 부모들도 참관시켜 자녀들과 토론을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미국에서는 섹스팅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은 지역 내 고교생 19명이 사진 100여 장을 사회관계망 서비스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유한 사건을 수사했다. 리처먼드에서는 100여 명의 청소년들이 1000여 장의 성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3월에는 LA시의 한 고교에서 남학생 9명이 여학생 2명을 상대로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낸 혐의로 체포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죄의식 없이 섹스팅을 하고 있다”면서 “무작정 처벌하기보다 우선 계도에 나서는 게 시급하고 교육적으로도 옳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섹스팅이 성폭행과 아동 매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 진영은 목적 없는 처벌로는 청소년 범죄자들만 양산할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국 LA 통합교육청의 섹스팅 계도 캠페인은 적절한 대책마련에 나서기 전 실험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대 제프 템플 교수팀이 지난해 텍사스주 동남부 지역에 사는 고교 2∼3년 97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응답자의 28%가 섹스팅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는 또 섹스팅을 해본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경험을 할 가능성이 7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스티븐 지퍼맨 LA통합교육구 관할 경찰서장은 “섹스팅이 성폭력과 아동 매춘과 같은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학생들 스스로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4월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휴대전화를 가진 미국 성인 가운데 성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한 사람의 비율은 9%로 전년도에 비해 3%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사진·동영상을 수신한 경험한 비율도 20%로, 전년대비 5%포인트 증가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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