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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량끝 그리스]역풍 맞은 독일... "유로화 도입 수혜독식, 너무 까탈"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그리스에 가장 많은 돈을 꿔준 독일이 유로존 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로화 도입 수혜를 독식하다시피했고, 1ㆍ2차 세계대전 배상금을 탕감 받은 과거에도 불구하고 너무 까탈스럽게 군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지난해 무역흑자 규모는 2170억유로(약 252조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려 7.5%다. 올해는 GDP의 7.9%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6.2%에서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특히 독일의 무역흑자는 유로존 전체 무역흑자보다 많다. 독일이 흑자를 보는 동안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적자를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가 진행되면서 유로화 약세가 가파르게 이뤄졌다.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흑자를 크게 늘려갔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들은 이른바 ‘디플레이션(deflation)’을 겪어야 했다. 이러다보니 유로존 주요국 가운데 재정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독일이 유일하다.

올해 초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정권을 잡은 후 그리스에서는 계속해서 긴축을 요구하는 독일에 본격적으로 전쟁배상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리자는 총선 당시 채무 탕감을 위해 나치가 그리스 중앙은행에서 강제로 차입한 자금상환을 요구하겠고 공약했다. 차입금을 포함한 그리스가 요구액은 2787억유로(약 330조원)에 이른다.

벤 버냉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경제적 상황이 가장 양호한 독일이 현재와 같이 많이 팔고 적게 쓰면 외부 국가들의 경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유로존 내 많은 국가들의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가운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것도 구조적인 불균형 해소 없이는 그리스 경제가 정상화될 수 없다는 시각에서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직면할 시 유로존에서 피해를 본 남유럽 국가들의 손실만 또다시 막대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핵심관계자들은 블로그를 통해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할 당시 프랑스와 독일은 자국 은행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채무탕감에 반대했으며 프랑스는 특히 이 기회를 활용해 당시 보유하고 있던 그리스 채권을 큰 폭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은행의 그리스 채권은 큰 폭으로 치솟아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면 남유럽 국가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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