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벼랑 끝 그리스]그리스, 자본통제 계속될 듯...현금 고갈 빠르게 진행돼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협상안 ‘반대’ 결과가 나오면서 그리스 경제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돌입했다. 그리스 은행 영업 재개와 자본통제 해제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이러질 경우 화폐경제가 일시 중단되는 ‘무중력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리스 정부가 지난달 28일 은행 영업 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예정대로 7일 은행 문을 열고 하루 인출금액을 60유로로 제한한 자본통제를 푼다면 그리스 은행들은 하루도 버티지 못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루카 카첼리 그리스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3일 “지금 은행들이 가진 유동성 완충규모는 약 10억 유로”라면서 “6일까진 유동성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이후엔 유럽중앙은행(ECB) 결정에 달렸다”며 유동성이 고갈 직전 상태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말처럼 은행들이 문을 다시 열고 자본통제가 해제될지는 전적으로 ECB의 결정에 달렸다.

문제는 ECB도 결정을 내리기 매우 어려운 지점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국민투표 시행을 전격 선언한 이후 ECB는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어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리스 은행들의 한도 증액 요구를 거부하고 여하한 변경을 하지 않은 채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스 은행들은 그간 ECB의 ELA 지원에 의존해왔다. 현재 ELA 한도 890억유로는 거의 소진된 상태다.

ECB는 ‘반대’ 국민투표 결과가 나옴에 따라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 구제금융 협상이 재개되는지를 면밀히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재개를 넘어서 협상 타결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ELA 증액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LA는 은행들이 상환 여력이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지원되는 자금이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추가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은 그리스 은행들의 상환 여력이 의문시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ECB가 ELA 지원을 중단하거나 담보비율을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 은행들의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에서 담보비율 상향조정은 ELA 중단과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곧 그렉시트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경우 그리스 정부는 은행 문을 열고 차용증서인 ‘IOU’를 발행해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구제금융 협상 타결이 요원한 가운데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IOU 발행을 선택하는 것은 새로운 통화를 선택하는 것과 비교해 별다른 득이 없다. 새로운 통화를 선택하면 교환가치 문제, 화폐유통시스템의 대대적 개편등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