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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합병 반대”…ISS는 어떤 곳?
[헤럴드경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알려진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ISS의 역할과 비중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S는 1985년 세워졌으며 모건스탠리 계열인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 바라(MSCI Barra)의 자회사다.

이들의 주업무는 글로벌 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인수 합병(M&A) 등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뒤 찬성과 반대를 표명하고, 이 의견을 해외 각국의 기관 투자자들에게 유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은 1700여개 기관 투자자에게 115개국 3만3000여개 상장사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자문한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지만 영국, 프랑스, 벨기에,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호주 등에 각각 거점이 있다. 직원 수는 500여명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업 분야에서 IS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2위 업체인 글라스 루이스(Glass Lewis & Co.)와 함께 과점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이루고 있다.

ISS가 주주들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2012년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ISS의 주총 의안 분석 중 의결권 행사에 실제 반영되는 경우가 74.3%에 달했다.

ISS의 의견은 상당히 강력한 힘을 지닌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상당수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ISS와 다른 의사결정을 하려면 내부 위원회를 열어 이유와 새로운 입장을 소명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할 정도다.

이에 삼성물산과 엘리엇 양측은 모두 ISS를 설득하기 위해 움직였다.

엘리엇은 지난달 18일 ISS를 설득하기 위한 27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T) 자료를 공개하면서 합병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엘리엇은 PT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생길 수 있는 시너지 효과에 의문이 많다고 주장했고, 합병으로 새로운 순환출자가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골드만삭스, HSBC 등 글로벌 IB 11곳에서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의 평균 목표주가는 7만5309원이지만 지난 5월 25일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5만5300원이라며 약 36%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삼성물산도 엘리엇의 자료공개 직후인 지난달 19일 ISS와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을 하고 합병 필요성을 강조했다.

컨퍼런스콜에는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 모두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넘게 진행됐다.

ISS에서는 싱가포르의 아시아사무소 임직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이 자리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그룹 전체 지배구조 안정효과와 함께 두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접한 ISS는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안건을 분석할 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ISS 지침에 따라 의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SS는 3일 오후 의견서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합병 비율은 0.95(삼성물산) 대 1이 적정하다”며 “0.35 대 1인 현행 합병 비율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밝혔다.

사안이 중요한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 마감 후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내 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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