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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촉한 여름 단비, 미술로 만나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7월, 반가운 단비 같은 미술작품들을 경매에 만나보는 건 어떨까.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발행하는 ㈜헤럴드의 자회사이자 미술전문기업인 헤럴드아트데이(대표 소돈영)가 8일부터 15일까지 8일동안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갤러리에서 7월 온라인 미술품경매를 개최한다. 

김창열, 물방울 SG 201203, 마포에 유채, 45.5×65.1㎝(15호), 2012


1. 김창열, 물방울 SG 201203

프랑스 파리에서의 궁핍한 생활로 새 캔버스를 구입하기 어려웠던 김창열 화백은 캔버스에 굳은 물감을 떼어내고 다시 쓰기 위해 물을 뿌려놓곤 했다. 어느 날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물방울을 발견하고는 물방울 미학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이후 김 화백은 점액질 같은 물방울에서부터 흘러 내릴듯한 물방울, 화폭을 뒤덮는 물방울, 천자문 위에 얹혀진 물방울 등을 잇달아 탄생시켰다. 이번 출품작은 천연 마포 색 그대로인 화면 위에 또렷하고 영롱한 물방울들이 운율감있게 구성된 작품이다.

김환기, 무제, 종이에 수성펜, 볼펜, 색연필, 매직, 29×21.7㎝


2. 김환기, 무제

김환기의 드로잉이 경매에 나온다. 김환기의 작품 세계에서 드로잉은 그가 시도했던 수많은 실험적인 작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말년에 ‘점화’라는 대작을 완성시키기까지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기록이 바로 드로잉이다. 평소에도 “손장난(드로잉)의 재미에 빠지지 않고는 참다운 작가가 될 수 없다”며 드로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우환, 조응, 종이에 채색, 15×10㎝, 2011

3. 이우환, 조응

부산 해운대 시립미술관 한 켠에는 상설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이우환 공간’이다. 그는 국제 무대에서 동ㆍ서미술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우환 회화의 기본은 점과 선, 서체적 용필(用筆), 그리고 여백이다. 그의 작품은 그려진 점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점을 봄으로써 생성되는 다른 세계와의 연결이 중요하다. 즉 작품은 대상 자체가 아니라 ‘관계에 의해 열리는 여백’인 것이다. 이번 출품작은 아담한 종이에 그어진 명료한 오렌지빛 점이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최쌍중, 풍경, 캔버스에 유채, 80.5×116.8㎝(50호), 1984

4. 최쌍중, 풍경

최쌍중 작품의 출발과 끝은 ‘자연’이다. 과감하지만 섬세한 붓 놀림에 어우러진 뛰어난 색채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장감 있는 그림이 생명이 길다”라는 평소 그의 지론대로 거침없는 붓질과 안정적인 구도는 강렬하면서도 따뜻하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번 출품작 역시 그림에 대한 그의 변함없는 자세와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김형근, 장미, 캔버스에 유채, 31.8×40.9㎝(6호), 1973

5. 김형근, 장미

‘영혼까지 그리는 은백의 화가’, ‘불멸의 미의식을 추구하는 화가’ 등 김형근을 지칭하는 명칭은 다양하다. 색채미와 예리한 선묘로 이뤄진 화면 분할의 특징과 지나치게 투명한 은백의 공간 위에 펼쳐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독자성을 지니고 있다. 빛과 그림자를 은은하게 묘사한 이번 출품작은 순백의 천 위에 핑크빛 장미와 화면의 무게를 잡아주는 항아리가 절묘하게 배치된 아름다운 작품이다.


윤형근, 무제, 마포에 유채, 12×22㎝(1호), 2003

6. 윤형근, 무제

단색화단의 주축 중 한 명인 윤형근의 작품이 출품된다. 하나의 색으로 보이지만 짙은 황색과 청색을 여러 번 겹쳐 표현해 마치 단계적으로 색면이 번져나가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깊이감 있는 표현과 대칭구도는 평온함과 숭고미를 더한다. 색면과 여백이 적절히 구성된 화면은 충만함과 허함, 유한과 무한이 공존한다. 이번 경매에는 윤형근의 1호 작품 2점이 출품되었다.


운보 김기창, 청록산수, 비단에 수묵담채, 65×122.7㎝, 1984

7. 운보 김기창, 청록산수

운보 김기창의 작품도 출품된다. 청색과 녹색이 화면을 압도하는 ‘청록산수’는 가로 폭 1m가 넘는 대작으로, 원경에 자리잡은 뒷산, 중경과 근경의 소나무, 그리고 빨래하는 아낙들이 운보 특유의 자유분방한 필치로 정성스럽게 묘사됐다. 대가답게 먹과 색채의 강약을 능숙하게 조절해 감상하는 내내 눈이 심심하지 않다.


청전 이상범, 설경, 종이에 수묵담채, 32×63㎝

8. 청전 이상범, 설경

청전 이상범는 우리의 산천을 그렸다. 유홍준 교수는 이를 두고 ‘우리의 기억 어딘가에 있는 미지의 고향’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출품작인 ‘설경’은 눈이 그친 후 부지런히 땔감을 옮기는 농부를 따라 이어지는 눈 덮인 초가집과 나즈막한 산이 탁월한 필치와 절제된 채색으로 표현됐다. 청전은 동아일보 미술기자로 있을 당시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소식을 전하는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운 당사자였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소정 변관식, 관폭도, 종이에 수묵담채, 139.9×34.5㎝

9. 소정 변관식, 관폭도

소정은 ‘반골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만큼 기개가 넘치고 강렬한 그림들을 그려다. 중첩된 선들이 많음에도 맑고 투명함을 잃지 않는 특징도 갖고 있다. 마치 산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공간의 깊이감이 느껴지는 심원법은 그의 산수가 가지는 또 다른 매력이다. ‘관폭도’는 높이 솟은 암벽의 결을 따라 소정 특유의 거칠고 강렬한 필치가 수직의 물줄기와 함께 어우러진 수작이다. 


심산 노수현, 춘경, 종이에 수묵담채, 29.2×112.3㎝

10. 심산 노수현, 춘경

무수히 많은 동그란 점으로 이루어진 바위와 나뭇잎 등의 표현은 심산이 즐겨 쓰던 우점준(雨點皴) 기법이다. 부드러운 필치와 색감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춘경을 표현했다. 화면 왼쪽 아래에서 시작되는 구불구불한 오솔길 끝에 펼쳐진 복사꽃으로 뒤덮인 마을은 몽유도원을 연상시킨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인상을 주는 구도다. 


나라 요시토모, Don’t Cry, 목판화, 40.5×28.4㎝ (50/50), 2012

11. 요시토모 나라, Don’t Cry

일본 ‘네오팝 아트’의 주자인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 출품된다. 나라의 작품에는 늘 순진한 듯하면서도 악동 같은 표정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저 밝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반항적이고 심지어 사악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나라의 캐릭터들은 철없고 순진했던 시절의 과거의 모습을 생각나게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포커페이스’로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편 온라인경매는 8일 오전 10시부터이며, 응찰은 24시간 가능하다. 전화로도 응찰할 수 있다. 경매는 15일 오후 4시부터 작품 번호순 1분 간격, 1점씩 마감된다. 경매 출품작과 실시간 경매현황은 아트데이옥션 홈페이지(www.artday.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3210-2255)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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