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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버스추락]사망자 대부분 50대 ‘늦깎이 사무관’
[헤럴드경제=사건팀] 중국 지린(吉林)성으로 역사문화탐방을 떠났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6명이 탄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2일 오전 10시현재 사망 10명, 중상 5명, 경상 11명의 한국인 사상자를 낸 이 사고 희생자의 대부분이 50대 중후반에 뒤늦게 5급으로 승진한 ‘늦깍이 사무관’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제주도청 조모(54) 사무관은 1981년 입직해 30여년 만인 2011년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제주도 향토자원산업과 BT산업담당, 농업경영담당, 애월읍장 등을 역임하며 농업전문가로 도청에 이름을 알렸다. 조 사무관의 동료들은 “수십년간 힘들게 일해 사무관이 되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망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숨진 경북도청 정모(51) 사무관은 국무총리상 등 유공 및 모범 공무원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할 만큼 공직생활을 모범적으로 수행했다. 지난 31년간 업무를 수행하며 동료들 사이에서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며 귀감이 됐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돼 열정적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중국 웨이보

광주시 김모(55) 사무관은 지난 1월 지방공업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명퇴 시엔 서기관으로 은퇴할 수 있다’며 기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퇴직을 5년 앞두고 있었던 김씨는 지난 2월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 과정에 입소하고 구청 과장 보직을 받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 고양시 한모(54) 사무관은 장기교육 중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르스 관련 대처 요령 등을 올리며 업무를 떠나지 않았다. 청소년 육성팀장으로 일할 때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삼촌 같은 공무원’으로 불리곤 했다고 전해졌다.

인천 서구 소속 한모(55) 노인장애인복지과장은 1985년 필경사 업무를 맡아 일용직으로 공직 사회에 발을 들였다.

필경사는 보고서나 그래프를 손으로 작성하는 업무 담당자로 컴퓨터가 일반화하지 않은 시절 글씨를 잘 쓰는 이들이 주로 맡았다.

한 과장은 이후 1990년 일반행정 9급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이후 2012년 2월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공직에 입문한 지 27년 만에 사무관을 달았다.

사무관 승진 후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1동 주민지원센터 동장으로 부임해 2년 넘게 일했다.

한 과장은 오랜 공직생활을 겪으며 터득한 노련함을 바탕으로 청라국제도시에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시기 각종 주민 민원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8월 서구 노인장애인복지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정년퇴임을 5년 남겨두고 변을 당했다.

한 과장은 서구에 부임한 이후에도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며 부서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인천 서구 노인장애인복지과의 한 직원은 “오늘 아침 출근해 사고 소식을 듣고 직원들 모두가 망연자실했다”며 “부서 특성상 노인과 장애인을 많이 상대해야 해 힘든 직책임에도 직원들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셨다”고 그를 기억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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