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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패션을 만나다 - ③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ㆍ휠라코리아 CD]정구호가 떴다, 패션업계가 들떴다
패션위크 매력적인 콘텐츠 만들어
자생력 키우는 데 올인

디자이너 정성평가 60%로 비중 강화
참가비 높이고 심사도 까다롭게


디자이너 정구호(53). 그를 위해 없던 자리 두 개가 생겼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과 휠라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겸 부사장.

사실 그동안 패션업계 좌장 역할을 해온 이상봉(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회장) 디자이너가 ‘열정페이’ 논란 등으로 입지가 축소된 상황에서 차세대 좌장 격으로 그를 꼽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 시기에 정구호의 등장은 업계를 흥분 시키기에 충분했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전 라인의 디자이너들이 그를 중심으로 수렴되는 조직 개편이 이뤄진 상태다.

27일 금요일 오후, 정구호 감독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났다. 

▶서울패션위크의 문제에 대해 먼저 말해달라.

-그동안 서울패션위크(서울컬렉션 기준)에 참가하는 디자이너에 대한 심사 기준은 정량 평가가 70%, 정성 평가가 30%였다. 비즈니스를 잘 했는가, 즉 매출이 높은가를 놓고 디자이너를 평가한 것이다. 앞으로는 정량 40%, 정성 60%로 비중이 확 바뀐다. 디자인, 창의성, 독창성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 나를 포함, 10명의 평가단을 구성한다. 해외 유명 패션 전문지의 에디터, 바이어, 아카데미 관련 인사 3명의 해외 평가단과 함께, 비슷한 구성으로 국내 평가단을 꾸린다.

▶정성 평가에 비중을 둔 이유는.

-이미 장사를 잘 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왜 후원해야 하나. 그 분들은 세금을 더 내는 게 맞다. 디자인 감각이나 창의성,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지만 아직까지 발전을 못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부스팅(Boosting)해서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관이 아닌 민간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원래 패션위크라는 게 디자이너들의 비즈니스 활성화라는 영리 목적으로 이뤄지는 행사다. 전세계 어느 컬렉션도 관이 주도하지 않는다. 자립성 있는 민간 단체가 행사를 주최하고 공동 마케팅 개념으로 협찬금을 받는다. 그런데 서울패션위크는 아직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현재로선 협찬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도 아니다. 그래서 관 예산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이 계속 주도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보는 건가.

-디자인재단이 (서울시와는 별개로) 서울패션위크를 독립적인 행사로 계속 가져갈 수도 있고, 서울패션위크 자체가 하나의 독립 단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생력이 중요하다. 마케터블(Marketable)한 행사로 만들어 협찬도 끌어내고 (예산) 자립도도 높이겠다.

▶또 달라지는 것은.

-디자이너들의 행사 참가비도 높였고 서류전형도 복잡하게 했다. 그동안 참가비는 실제 비용의 10분의 1 수준(250만원)이었다. 가을 컬렉션부터는 실비의 3분의 1 수준 정도로 올렸다. 시에서 지원을 해주는 만큼 디자이너도 본인 몫을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야 이 행사를 더 전문화시킬 수 있다.

▶서울컬렉션 외에 신진디자이너들 위주의 제너레이션넥스트 무대는 어떻게 되나.

-내년부터 ‘트레이드 쇼(Trade show)’로 만들 계획이다. 사실 이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거래다. 단순히 쇼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ㆍ외 바이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DDP 외부에서 개최될 수도 있다.

올해 서울패션위크에 투입된 시 예산은 27억원. 이 돈을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으로 쪼개 쓴다. 정 감독은 최소한 50억원은 돼야 행사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취임 한달여만에 10억원을 가져 왔다. 국내 한 기업이 정구호라는 이름 석자만 믿고 스폰서를 자처했다.

‘2016 FW 서울패션위크’는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다. 넉달이 채 남지 않았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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