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안에 입연 劉, 거취엔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장고 끝에 입을 열었으나 거취 문제는 끝내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이후 3일 만이다. 유 원내대표의 입에 관심이 쏠렸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연평해전 등 현안만 언급할 뿐 거취 문제는 비켜갔다. 사퇴냐, 강행돌파냐. 유 원내대표의 고뇌가 깊어간다.

유 원내대표는 29일 평택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에 지역구인 대구에 다녀오고서 별다른 일정 없이 침묵을 이어갔다.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거세지자 침묵으로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측근 의원들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만 언급하고 거취 문제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평택 메르스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데 평택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연평해전 13주기 기념식에서 13년 전 일을 되새기며 평택이 국가 성지로 국민 마음에 자리 매김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가 보훈을 위해 앞으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말을 마쳤다. 국회법개정안이나 청와대와의 관계, 거취 논란 등에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 이후에도 거취 문제 등에선 입을 열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에게 거취 문제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계속 침묵을 이어갔다. 평소 취재진을 응대하던 태도와 온도 차가 느껴진다. 그만큼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좀 더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유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다. 친박계의 반응을 보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물밑에선 (유 원내대표를 보호하겠다는) 움직임들도 좀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미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의 신임을 받은 만큼 사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다.

유 원내대표가 침묵을 이어가면서 친박계도 사퇴 요구에 한층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친박계 핵심 인사인 서청원ㆍ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입장을 관망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 친박계 모두 일단 관망세를 보이면서 결국 ‘방아쇠’는 친박계가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에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가 침묵을 이어가는 만큼 이 자리에서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사퇴 요구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상수ㆍ김기훈 기자/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