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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점 치닫는 與 원내대표 갈등
친박 중심 ‘유승민 사퇴 요구’ 융단폭격…비박선 ‘劉 지키기’단체행동 가능성도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양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은 있어도 내전(內戰)까진 가선 안된다는 분위기로 정리되는 듯 보이지만, 유 원내대표가 밝힐 본인의 거취에 따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주말 서청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는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놓고 당 전체가 권력 다툼에 매몰될 경우 내년 총선은 물론 다음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당내 갈등을 매듭지을 절충안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라는 것이다.

29일 평택에서 개최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친박계의 요구가 분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회의에 서 최고위원과 이정현 최고위원이 불참하면서 일단 공개석상에서의 집안싸움은 연출되지 않았다. 또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평해전 13주기를 추모해 열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갈등에 기름을 끼얹는 발언을 하는 게 모두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평택 현장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날 오후 다시 최고위 회의를 열어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도 유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친박계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당청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저는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의 최고위 불참을 언급하면서 “당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하며 분열되어선 안 된다”면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원내대표 문제를 해결하고 가는 것이 통합의 진정 첫걸음 될 것”이라며 김 대표의 결단을 압박했다.
29일 오전 서울 경기도 평택시 평택 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새누리당 평택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박해묵 기자/mook@

친박계 중진인 이한구 의원도 유 원내대표가 취임 초부터 경제ㆍ복지 정책에서 청와대와 줄곧 엇박자를 냈던 것을 지적하면서 “지금 상황을 봤을 때 앞으로 자리에 연연해봤자 일을 못하게 된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 우리 당한테도 좋지 못하고 국회운영에도 좋지 못할 것”이라며 “본인이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정책적인 조율을 해야 되는데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또 당내에서의 신뢰도 잃었고 또 야당과의 신뢰도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로서의 권위도 상실됐고 신뢰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된다”며 강한 어조로 사퇴를 요구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유 원대내표의 사퇴가 부당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단지 청와대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여당 원내대표를 물러나라고 흔드는 것은 수평적이고 건강한 당청관계를 부정하려는 시도”라며 “누구 한 사람 끌어내린다고 당청관계 등 모든 불안정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없는 것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어제(28일)까지 유 원내대표와 연락을 취했는데, 사퇴 등 거취 표명을 할 것이라는 얘기는 없었다”면서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선 유 원내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움직임들이 있다”며 비박계의 단체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재훈ㆍ김기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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