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학권력’ 논쟁 본격화... 문학동네, 문화연대 토론장 편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신경숙 표절 사태‘와 관련, ’문학권력‘으로 지목된 출판사 문학동네가 평론가들과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참여하는 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해 ’문학권력‘ 논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은 25일 공개한 발표문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문학동네가 경청해야 할 말씀을 들려주신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평론가가 좌담의 장에 참석할 것을 청한다”며 “문학동네 편집위원 일부가 좌담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편집위원들은 이번 좌담 초청과 관련, “일련의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일회적인 해명으로 그치거나 막연한 개선을 속하는 것은 그동안 문학동네와 함께 해준 문인들과 독자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가 수 없다고 판단해 보다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좌담회를 통해 ” 소위 ‘문학권력’에 실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또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 것인지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신경숙의 작품을 주로 출판해온 문학동네는 이번 ’표절‘ 사태와 관련, 창비, 문학과지성사와 함께 문단권력으로 지목됐다.
평론가 이명원은 지난 23일 개최된 문화연대와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한 긴급 토론회에서, 문단의 패거리 문화를 지적한 바 있다. 이명원은 “2000년대 문학의 실패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은 문단의 패거리와 권력화, 이에 따른 비평적 심의기준의 붕괴와 독자의 신뢰상실에 있다”며, “신경숙의 표절 사태는 한국문학이 돈과 패거리 권력으로 무장되어 경과했던 10수년의 실험이 희비극적으로, 어떤 희망없는 변곡점에 도달한 사건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일찌기 문단권력을 비판해온 권성우는 2000년에 평론가 정문순씨의 표절제기가 묻힌 걸 아쉬워하며, “한국문학이 침체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표절을 포함해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한국문학은 정말 막장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한국문단의 구조적인 문제로 비평다운 비평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내세우며, 신경숙 표절의 경우, 신씨가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향력 막강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보니 출판사가 신씨 작품에 대한 엄정한 비판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평론가들에 의해 지적된 문단권력 시스템 작동은 문예지를 중심으로 한 문학생산 토대 장악과 신인문학상 제도를 통한 등단-계간지 작품 게재- 단행본 출간으로 이뤄지는 독점과 폐쇄성이다. 여기에 문예 계간지 편집위원인 평론가들의 주례사비평이 더해져 문단의 질서를 고착화시켰다는 것이다.

평론가 오창은은 이를 두고 “자신의 문학적 신념에 따라 작가들의 이합집산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문학의 질서는 창비냐, 문학동네냐, 문학과지성사냐 식의 출판사 소속이 정체성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학동네가 지명 평론가들에게 제안한 좌담이 성사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신경숙 표절과 한국문단 권력과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열었던 문화연대는 한국문단의 권력화를 재조명하고 해법을 찾는 제2차 토론회를 7월중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문단 권력 밖에서 다양한 소규모 활동을 벌이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문학그룹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