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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뮤지컬 배우 윤공주 “‘아리랑’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나요”
[헤럴드 경제=신수정 기자]늘씬한 몸매와 미모로 이름처럼 ‘공주’같은 역할을 많이 맡았던 뮤지컬 배우 윤공주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윤공주는 다음달 개막하는 뮤지컬 ‘아리랑’에서 일제 강점기 수난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는 방수국으로 출연한다.

윤공주는 앞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혁명가 마그리드, ‘드림걸즈’에서 톱스타 디나로 출연해 폭발적인 가창력과 빼어난 춤실력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 맡은 방수국은 어머니를 죽인 원수 양치성의 아이를 사산(死産)하고, 양치성을 칼로 찌르는 처절한 역할이다. 극중 방수국은 “헌 몸뚱이 되었는디”와 같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만삭에 거지꼴로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지난 22일 ‘아리랑’ 쇼케이스를 앞두고 블루스퀘어 분장실에서 만난 윤공주는 “‘드림걸즈’에서 예쁜 가수 역할을 해서 굳이 또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스펙터클한 역할은 오랜만이예요. 비록 원수의 아이지만 죽어서 태어나고….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을 대사 하나로 표현해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어요. 너무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재미가 있어요”

분장대 위에 놓인 윤공주의 가방에는 원작 소설 아리랑 4권이 비죽 나와있었다. 소설과 뮤지컬의 스토리는 조금 다르지만 그 시대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틈틈이 읽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일본 앞잡이인 양치성도 불쌍해서 눈물이 나요. 모두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너무 안타까워요. 소설을 읽으면서 그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고, 지금의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아리랑’의 제작자인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배우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 대신 역할에 맞는 배우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박 대표는 “윤공주 배우는 명랑한 역할도 잘하지만 울컥하는 것이 빠르다”고 말했다.

“작품과 제작진에 대한 신뢰 때문에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특히 이번에 고선웅 연출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제가 한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출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빙빙 돌아갔겠죠. 저의 껍데기를 하나 벗겨낸 것 같아요”

‘아리랑’에서는 방수국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 않고 가창력을 뽐낼 솔로곡도 없다. 하지만 윤공주는 ‘아리랑’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글썽글썽할 정도로 작품에 빠져있었다.

“‘아리랑’에 대해 그동안 생각도 안하고 살았는데 제가 이렇게 울게 될 줄 몰랐어요. 이번 작품에서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관객들이 ‘윤공주가 수국이 연기하네’라는 생각보다 수국이에게 빠져서 같이 울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재미와 감동이 다 있고, 어느 배우 하나 구멍이 없을 정도로 다들 너무 잘해요”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윤공주는 2001년 뮤지컬 ‘가스펠’ 앙상블로 데뷔해 2004년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주인공을 도맡았다. 뮤지컬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과선배인 손지원(배우 김성녀의 딸)을 통해서다. ‘아리랑’에서 김성녀와 모녀로 호흡을 맞추게 된 윤공주는 “감회가 정말 새롭다”고 말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윤공주의 삶은 오로지 뮤지컬에 맞춰져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지 못해도 무대에서 날씬해 보일 것이라는 생각에 즐겁고, 여행이나 휴식도 공연을 위한 것이었다.

“대본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연습하고 장면을 떠올리다보면 저절로 외워져요. 대본을 빨리 외우니까 다른 사람들은 ‘제일 안하는 척하면서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리랑’은 제 분량이 많지 않아서 빨리 외워진 거예요.(웃음) 대본에 얽매이기보다 엄마가 죽었을 때의 감정 등을 더 깊이있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윤공주를 비롯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임혜영 등이 출연하는 ‘아리랑’은 오는 7월 11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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