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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예선 기자의 Car톡!> 햄스터가 살린 ‘쏘울’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기아차의 크로스오버유티리티차량(CUV) 쏘울은 대표적인 ‘낀차’로 통합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아니고 세단은 더더욱 아닌 어중간한 차란 의미입니다. 크로스오버라는 게 성공하면 경계를 허문 ‘개척자’가 되지만, 실패하면 정체성이 모호한 ‘계륵’이 됩니다.

쏘울은 국내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크로스오버차량 1위를 달리고 있는 쏘울의 햄스터 광고.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고작 1499대가 판매됐습니다. 이는 8월 일시 단종에 들어가는 대형 SUV 모하비(5286대) 만도 못한 판매량입니다.

쏘울이 처음부터 고전했던 것은 아닙니다. 2008년 9월 국내에 첫 선을 보였을 당시 ‘박스카’라는 독특함과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기아차의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했죠.

출시 첫해 4개월간 9574대가 팔렸고, 이듬해인 2009년 2만1239대, 2010년에는 2만2200대로 승승장구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2011년 판매량이 1만6792대로 감소하더니 2012년 6661대, 2013년 2784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2014년 신형 쏘울로 반전을 꾀했지만 판매량은 4373대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기아차 2016 쏘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으로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늘었지만 정체성이 모호한 쏘울 만큼은 유독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박스카 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데다 이들 구매층은 한번 박스카를 타면 재구매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기아차가 지난 24일 2016년형 쏘울을 출시했습니다. 역동적인 스타일에 연비를 12% 올려 경제성까지 겸비한 모델입니다.

안 팔리는 쏘울에 기아차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반전은 해외에 있습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쏘울은 올해 1분기 CUV 시장 점유율 37.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흔히 아는 ‘박스차’ 닛산 큐브나 뷰익 앙코르, MINI 페이스맨과 같은 쟁쟁한 CUV 차량을 모두 제쳤습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쏘울은 미국에서 5만6142대가 팔렸습니다. 월간 1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1499대)의 38배에 달합니다.

쏘울이 미국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9년 2월입니다. 국내보다 5개월 늦었지만 미국 누적 판매량은 63만6279대로, 국내(8만5122대)보다 7.5배 많습니다.

쏘울은 미국 출시 첫 해인 2009년 3만1621대가 팔렸고, 이듬해엔 6만7110대로 두배 뛰었습니다. 이후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2) 기아차 2016 쏘울

햄스터 광고 대박을 치면서 힙합햄스터(위), 몸짱햄스터(아래) 후속편까지 제작됐다.

쏘울이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이유로는 ‘햄스터 TV광고’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바로 그 새앙쥐, 햄스터 말입니다.

기아차 관계자는 “동물을 좋아하는 미국인을 겨냥해 내놓은 귀여운 햄스터 광고가 작지만 날쌘 쏘울 이미지와 겹쳐져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햄스터 광고는 ‘힙합 햄스터’, ‘셔플댄스 햄스터’ ‘몸짱 햄스터’ 등 후속편이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광’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쏘울을 의전차로 사용한 지난해 8월 직후 쏘울 판매량은 전년대비 50.4% 증가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쏘울은 지난해 21만4012대가 수출돼 국내 수출 모델 중 4위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아반떼(25만1433대), 기아차 프라이드(23만3834대), 한국지엠 트랙스(22만777대)이어 명실상부 우리나라 차산업을 지탱하는 ‘수출효자’인 셈입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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