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책]월가 경호대? 양복 입은 체 게바라?
[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 미국 재무장관 자리는 요직이다.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못지 않다. 달러 지폐에 미재무장관 서명이 들어갈 정도다.

이런 자리에 앳된 외모의 47세 인물이 2009년 1월 취임했다. 이 책 저자 티모시 가이트너다. 2009년이면 전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을 한창 옥죌 때다. 이 난국 돌파의 선봉장에, 자칭 ‘준비가 덜 된’ 가이트너가 섰다. 하지만 외부 평가는 다르다. 대학 졸업 후 헨리 키신저 밑에서 일했고, 재무부에서는 로버트 루빈과 래리 서머스라는 걸출한 인물들과 손발을 맞췄다. 이 때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1998년 LTCM 파산사건을 겪었다. 10년 뒤 닥칠 위기국면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위기 돌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확고했다. “월가가 사고를 쳤지만, 판을 깨서는 안된다” 반면 여론은 “월가의 도박꾼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이트너는 자신의 생각을 밀어부쳤다. 그렇다고 주요 은행을 국유화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대안을 내놨다. 금융회사의 재무제표를 검토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필요 추가자본을 계산하고, 이를 확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자본 확충은 우선 스스로 하고, 안되면 정부가 나서기로 했다. 시장 패닉을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춘 조치였다. 당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던 서머스가 부정적이었지만, 결국 실행됐고, 미국경제는 테스트를 통과했다. 위기의 끝자락에서 가이트너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좌익으로부터는 ‘월가의 경호대’라고 욕먹었고, 월가로부터는 ‘양복 입은 체 게바라’로 비난 받았던 가이트너. 그가 기술한 위기 극복서다.



‘스트레스 테스트’ -인빅투스/티모시 가이트너 지음, 김규진 김지욱 홍영만 옮김-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