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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민낯]영조, 10세에 죽은 맏아들 효심을 떠올리며 시호 낙점
임금이나 사대부들이 죽은 뒤에 그 공덕을 찬양하여 추증하기 위해 시호를 정하였다. 1728년(영조 4) 11월, 영조의 맏아들인 경의군(敬義君)이 10세의 어린 나이로 사망하였다. 12월 2일, 의정부 영의정 이광좌와 좌의정 홍치중은 의정부 당상과 육조 참판 이상 및 관각(館閣)의 당상관이 빈청(賓廳)에 모여 시호를 의논해 정하여 들인다고 아뢰었다. 이때 왕세자의 시호로 다음 세 가지를 써서 시호 단자(諡號單子)를 올렸다.

장효(莊孝):행동이 바르고 뜻이 온화한 것을 장(莊)이라 하고, 인자하고 은혜로워 어버이를 잘 섬기는 것을 효(孝)라고 한다.

효장(孝章):인자하고 은혜로워 어버이를 잘 섬기는 것을 효(孝)라고 하고, 공경하고 조심하며 뜻이 고명한 것을 장(章)이라 한다.

장헌(章獻):공경하고 조심하며 뜻이 고명한 것을 장(章)이라 하고, 본질을 파악하는 데 신성스러움이 있는 것을 헌(獻)이라 한다.

신하들이 시호를 의논하여 세 가지의 시호를 적은 단자를 올렸는데, 영조는 효는 백행의 으뜸이기 때문에 ‘효’ 자가 앞에 들어간 두 번째 것을 취한다고 하고, ‘효장’에 낙점하였다. 낙점한다는 것은 추천한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그 위에 임금이 친히 점을 찍어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임금이 낙점을 하자 승지 조석명은 임금이 결정하여 내린 왕세자의 시호 단자를 예조 낭청을 불러서 내어 주겠다고 아뢰고, 영조는 알았다고 전교한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왕세자를 위해 고심하여 시호 단자를 들이는 신하들의 마음과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의 효심을 떠올리며 시호를 선택하는 임금의 마음이 단자에 담겨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하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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