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이 이날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특별기자회견에 직접 나온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받으면서 국민적인 비판대상이 됐다.
이날 만 47세 생일을 맞은 이 부회장은 이번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직접 며칠에걸쳐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수뇌부는 이 부회장의 발표를 위해 극도의 보안 속에 발표문 문안 작업 등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머리 숙여 사죄한다’, ‘제 자신 참담한 심정’, ‘책임을 통감’,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등의 어구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자세를 누누이 강조했다.
특히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계신다’는 대목을 삽입해 이번 메르스 사태로 고통받아온 환자와 환자 가족 등의 고통을 공감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서 육성으로 입장을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도 병원 운영의 최고책임자 자리를 맡고 있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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