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당진찬도’는 1795년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기 위해 행차했을 때의 주요 행사를 그린 8폭 병풍 ‘화성능행도병’ 중 1폭이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이자 가장 중요한 행사였던 진찬례가 그려져있다. 능행도 병풍은 조선 시대 궁중행사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양식적 특징은 물론 제도적인 면에서도 후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동국대학교 소장 ‘봉수당진찬도’는 1970년대 재일교포가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이다.
 |
| 봉수당진찬도 |
문화재청은 “비록 낱폭이지만 작품성은 다른 8폭 병풍이나 낱폭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며 “작품의 상태도 양호하고 화면구성이나 원근법 사용방식 등에 있어 18세기말~19세기초의 궁중기록화 양식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두번째 보물 지정 예고 대상인 ‘희경루방회도’는 1546년 증광시(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임시로 실시된 과거시험) 문ㆍ무과 합격 동기생 5명이 1567년 전라도 광주의 희경루에서 만나 방회(과거 합격자 동기모임)를 가진 기념으로 제작한 그림이다.
 |
| 희경루방회도 |
동국대학교 소장품으로 1531년 신묘생진시 합격 동기생들이 1542년 제작한 ‘연방동년일시조사계회도’와 함께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16세기 방회도 2점 중 하나다.
문화재청은 “인물을 묘사한 필치가 매우 생기있고 활달하며 자신감이 넘친다”며 “비슷한 자세의 인물을 같은 모양으로 판에 박은 듯 반복해서 그리는 형식적인 면이 적으며, 희경루 건물 묘사에서도 보이는 대로 그린 듯한 꾸밈없는 필치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
|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 |
세번째 보물 지정 예고 대상인 ‘경주 호우총 출토 청동 광개토대왕명 호우’는 1946년에 은령총과 함께 발굴한 호우총(140호 고분)에서 출토된 그릇이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415년에 제작된 광개토대왕의 호우 10개 중 현존하는 유일한 청동 유개합(뚜껑이 있는 그릇)이다. 고구려가 아닌 신라 고분에서 출토돼 고구려와 신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한편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삼국유사>에 조성내력이 기록돼 있는 신라 시대 불상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644년에 도중사(道中寺)의 생의 스님이 꿈속에서 어떤 스님이 자신을 꺼내어 안치해 달라는 말을 듣고, 경주 남산 북봉을 찾아가 삼존상을 발굴해 삼화령에 봉안했다.
 |
| 경주 남산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 |
문화재청은 “삼화령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고신라 불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조성유래와 조성시기, 조성 이후 충담사의 헌다공양(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공양) 등 불상에 담겨 있는 일련의 신앙행위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또 신라 시대에 화랑을 미륵의 화신(化身)으로 여겨 많은 미륵상을 제작한 역사적 사실 등을 보여줘 한국 불교조각사상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이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4건에 대해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ㆍ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ss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