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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비가 아니라 창피” 창비 직원의 심경 고백
[HOOC=김현경 기자]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의혹이 일자 해당 책을 출판한 창작과 비평사는 신씨를 옹호하는 성명서를 내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익명의 ‘창비직원’들이 트위터에 회사의 입장과 반대되는 심경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창비직원A’(@unknownmembera)는 창비가 성명서를 발표한 지난 17일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출판사 창비에서 일하는 직원 A 입니다. 신경숙 작가의 단편소설 ‘전설’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오늘 회사가 발표한 입장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워 계정을 만들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내년은 창작과비평이 세상에 나온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를 위해 곳곳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해 처음의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두 헛된 일이 될 것입니다”라며 “백낙청 선생님이 올해 신년사에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창비 직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세우자.” 지금 이 사태 앞에서 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보아야 합니까?”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어 “신년사 메모를 더 풀어볼까 합니다. 백낙청 선생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특히 간부급은 갑질의 유혹에 놓이지 말자.” 오늘 회사의 기괴한 입장 표명이 바로 한국문학에 대한 ‘갑질’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라며 “그 표절이나 이런 여러 가지는 그런 진상규명이 확실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서 유사성이 소재가 이렇게 돼서 그것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투명하게 처리가 된다. 그런데서부터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뭔가 묘사를 비교해볼 수 있다, 그것은 제가 분명히 알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창비직원A 트위터

창비직원A가 트위터를 만든지 몇시간 후 창비직원Z(‏@unknownmemberz)도 트위터 계정을 열었습니다.

창비직원Z는 “출판사 창비에서 일하는 직원 Z 입니다. 창비직원A(@unknownmembera)의 용기에 힘 입어 계정을 만듭니다. 저 역시 회사의 입장도 너무도 부끄럽고 하루 빨리 회사가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바랍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방금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가 걱정된다고. 너네 회사는 왜 그러니? 요새 책도 잘 안 팔린다는데.. 가만히나 있지. 네! 저도 사실 “가만히나 있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어디로 터져도 터졌겠지요”라며 “한 동료가 창비가 아니라 창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차라리 창비의 그냥 독자이고 싶다.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라면서 “난 굳이 따진다면 신경숙의 표절 문제보다 창비와 한국문단의 인식수준의 문제가 더 비교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일개 창비직원이 굳이 공개적으로 이런 계정을 만든 이유는 이렇습니다. 창비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런 입장이 나가는지도 몰랐던 노동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외부와 만나게 됩니다. 책 쓰는 작가들, 책 파는 서점 등등 자기 검열이 시작됩니다. 양심이 말하는대로가 아닌 그들의 시선을 의식한 혹시 창비의 귀에 들어갈까 걱정도 되어 최대한 창비의 공식 입장에 위배되지 않는 생각을 말하게 될 겁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창비의 노동자들이 모두 창비의 공식 입장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주변에 창비에서 일하는 분이 있다면 “너네 회사 왜 그러니? 앞으로 어떡하냐?” 등의 가슴철렁 내려앉는 말보다 괜찮냐고 물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이 사회는 항상 부끄러움은 다른 사람의 몫이다”, “웃프다”라며 공감하고 있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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