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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영규 기자의 세계戰史 엿보기]워털루 전투 200년, 나폴레옹의 백일천하와 유럽의 통합-①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영국군 방진(方陣)을 이리저리 내달리는 프랑스 기병대. 그러나 보병과 포병의 지원없이 달리기만 하던 기병들은 영국군을 채 무너뜨리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전 유럽을 호령한 나폴레옹의 시대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절정에 다다랐던 백일천하도 이제 곧 결말을 향해 갑니다.

1815년 6월 18일. 200년 전 벨기에의 워털루 평원에서는 유럽의 운명이 걸린 대규모 전투가 치러집니다. 잔뼈가 굵은 공격전술의 대가였던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치밀한 방어전술로 이름난 영국의 웰링턴이 프랑스 제국의 부활과 유럽의 안녕을 놓고 맞붙은 것이죠.
영국군 방진으로 돌격하는 프랑스군 기병대.

아시다시피 승리는 웰링턴의 것이었습니다.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200년이 지난 지금도 벨기에에서는 워털루 전투를 재현하는 행사가 벌어집니다. 최근엔 벨기에가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프랑스가 이를 항의했다가 벨기에가 재발행을 하는 등 지금도 인식차이로 인한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죠.

사실 워털루 전투를 기념하는데는 다른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전투의 결과로 프랑스 제국의 몰락과 함께 근대적인 유럽 통합을 위한 체제가 구성된 것이죠. 영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러시아가 다자간 동맹을 맺은 빈체제(Wiener System)는 지금의 유럽이 직면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영국ㆍ그리스의 유럽연합(EU)ㆍ유로존 탈퇴 움직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란 생각입니다. 이번 세계전사 엿보기에선 유럽 각국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워털루 전투를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다시 200년 전으로 돌아가보죠. 러시아 원정 실패,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연합군과 벌인 라이프치히 전투의 패배로 엘바섬에 유배당한 나폴레옹은 1815년 2월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다시 파리에 입성합니다. 백일천하의 시작입니다.

프랑스 왕 루이 18세는 그를 체포하기 위해 군을 보내지만, 군을 만난 나폴레옹이 가슴을 열어젖히며 이들 앞에 나서자 옛 제국의 황제 앞에 모두 다시 무릎을 꿇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엘바 섬을 탈출한 나폴레옹

나폴레옹의 무혈 입성 소식에 놀란 영국은 그를 타도하기 위한 연합군을 조직합니다. 영국을 비롯, 네덜란드, 벨기에가 약 10만 명, 프로이센이 약 11만 명의 병력을 동원했습니다. 반면 프랑스의 전력은 양 측의 절반 가량인 12만 명 수준이었죠.

하지만 과거 오스트리아와의 전쟁 등 수많은 전투에서 수적 열세에서도 빠른 기동으로 적을 각개격파하며 승리를 거둬왔던 나폴레옹은 이번에도 벨기에로 먼저 진격해 웰링턴의 영국군과 게프하르트 레베레히트 폰 블뤼허가 지휘하는 프로이센군이 합류하기 전에 연합군을 격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에게는 한껏 사기가 오른 대병력과 수많은 전투를 거친 역전의 용사들이 있었죠.
연합군 총사령관 웰링턴 공작

나폴레옹은 심복인 미셸 네(Ney) 원수에게 2만 여 명을 나눠주고 영국군을 상대하게 하는 한편, 6월 16일 자신은 8만 병력을 몸소 이끌고 리니(Ligny)에서 프로이센군을 물리칩니다.

프로이센군은 2만 여 병력을 잃고 물러섰지만 완전히 퇴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엠마뉘엘 그루시 원수에게 3만 명의 별동대를 내주고 프로이센군을 추격하도록 하지만 그 시간 프로이센군은 웰링턴과 합류하기 위해 진군 중이었습니다. 패배의 전조였죠.
프랑스군 미셸 네 원수. [사진=위키피디아]

블뤼허와 전력을 합치지 못한 웰링턴의 병력은 6만8000명에 불과했습니다. 나폴레옹의 군세는 친위대를 포함 7만3000명이었습니다. 열세였던 전력은 어느새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웰링턴은 몽생장(Mont Saint Jean)언덕에 방어진지를 구축합니다. 지리적 이점을 차지하고 자신이 원하는 지형에서 싸우면서 최대한 효과적인 방어를 하기 위해서죠.
프로이센군의 지휘관 게프하르트 레베레히트 폰 블뤼허. [사진=위키피디아]

워털루 평원에선 세기의 결전이 벌어집니다. 나폴레옹의 창은 블뤼허의 프로이센군이 오기 전에 웰링턴의 방패를 뚫어야 합니다. 두 영웅의 운명을 건 본격적인 싸움은 다음 시간에 전해드리도록 하죠.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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