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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성형외과 성수기인데…예약률 절반으로 ‘뚝’…상비약 편의점 매출은 껑충
직장인 김모(39ㆍ여) 씨는 이번주 토요일 결혼식을 앞두고 걱정이 생겼다. 그동안 강남에 있는 병원에서 웨딩 패키지 피부관리를 받아왔는데, 마지막 회차를 남겨두고 병원을 찾기가 망설여진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병원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괜히 미용 목적으로 병원을 찾았다 메르스에 감염돼 더 큰 고생을 할 것 같아 병원 측에 출장 관리가 가능한지 문의할 생각이다.

메르스 환자가 연일 추가 보고되면서 일반인들이 병원찾기를 꺼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메르스와 무관한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급감한 상태이다. 메르스로 촉발된 병원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포비아(공포ㆍphobia) 현상’으로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병원를 찾는 대신 가정용 상비약만 찾는 이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의료ㆍ미용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 이후 예약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50~70%까지 떨어졌다.

강남 소재 한 피부과 원장은 “예약률이 메르스 터지기 전에 비해 70%까지 줄어들었다”며 “메르스와 전혀 무관한데도 환자들이 병원 자체에 두려움을 갖고 있어 남아 있는 예약에 대해서도 계속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여름을 앞두고 성수기를 맞아 한창 바빴던 비만ㆍ체형 관리 전문 병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병원 상담실장은 “여름철 몸매관리를 위해 지금이 성수기지만, 작년에 비해 예약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특히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사회 현상에도 가장 민감해서 예약 취소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척추 전문 정형외과 관계자는 “척추병원은 비수기인데다 메르스까지 겹치면서 예년에 비해 환자수가 20~30% 줄어들었다”며 “방역 작업을 계속하면서 메르스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 병원을 찾지 않으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정상비약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메르스 첫 사망자가 확인된 1일부터 15일까지 감기약ㆍ해열제 등 가정상비약 매출이 16% 늘었다. 또 다른 편의점 CU(씨유)에서도 같은 기간 상비약 매출은 12%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배까지 증가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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