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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주의 투자자 힘 빼기…글로벌기업들 ‘경영 방패’ 강화
도요타·구글 등 헤지펀드 공격 대비…맞춤형 주식발행·차등의결권제 도입
“주주이익 반해도 주식매도 못해 손해”
기관·행동주의 투자자들 불만 토로



도요타, 구글, 언더아머 등 글로벌 기업들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대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장기 우호세력을 영입하기 위한 종류주식을 발행하거나,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최근 삼성에 대한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펀드의 공격이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는 모습이다.

도요타자동차는 16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통해 ‘AA형 종류주식’ 5000억엔(약 4조53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도요타의 첫 자동차 모델인 ‘모델 AA’의 이름을 딴 이 주식은 5년 간 상장되지 않고 주식거래가 제한된다. 대신 첫 해 배당률이 0.5%로 매년 0.5%포인트 씩 배당률이 누적돼 5년 뒤엔 2.5%까지 오른다. 5년 후엔 도요타에 환매를 요청할 수 있다.

주주는 높은 수익을 얻고, 경영진은 5년간 우호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이날 ‘AA’주식 발행안건은 75%의 찬성을 얻어 주총을 통과했다.

미국 스포츠용품업체 언더아머는 경영권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C주식을 발행하기로 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은 언더아머는 케빈 플랭크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의 경영권 확립 및 사업확장을 위한 자금 확보를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언더아머는 이에앞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1대 1 의결권을 갖는 A주, 1대 10의 의결권을 갖는 B주 등 2종류의 주식을 발행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것인데, B주가 일반주주에게 다수 발행되면서 플랭크 CEO의 지분률은 현재 16%에 불과하다.

구글 역시 지난해 의결권이 없는 C주식을 발행해 주식 발행 물량은 2배가 됐지만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대 10의 의결권을 가진 B주를 통해 의결권의 55.7%를 확보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같은 기업들의 방어막 구축이 못마땅한 모습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요타 주주의 30%는 외국인투자자들로, 이들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 연금(Calpers)과 캐나다 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은 이번 AA종류주식 발행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새 종류주식이 일반 주주들에게 어떤 이점을 갖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토요타의한 외국인 투자자는 “AA주식은 경영이 주주 이익에 반해도 주식을 팔 수 없고, 경영진에 대한 감시기능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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