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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인용 초소형차는 오토바이야 경차야?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기존 4륜 자동차의 틀을 파괴한 1~2인승 초소형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관련 법 기준이 없어서 시범운행은 물론 출시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에서 속도를 내더라도 관련 법 개정까지 이뤄져야 하는 사안이라, 내년으로 출시시점이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서 1~2인승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Twizy)’를 공개하고 올 하반기 국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에는 르노삼성, 서울시, BBQ가 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BBQ의 서울 5개 지점에서 트위지 5대를 치킨 배달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7일 트위지 관련 시범운행 법규가 없어, 임시운행 허가는 취소됐다.
르노삼성의 ‘트위지’

4륜차의 형태로 스티어링휠까지 갖춘 트위지는 최고 속도 80km/h, 한번 충전으로 100km까지 갈 수 있다. 차체가 작아 승용차 1대가 주차하는 공간에 트위지 3대를 주차할 수 있다. 전기차지만, 별도의 충전시설 없이 가정용 220 볼트(V) 콘센트로 바로 충전 가능하다.

트위지 외에도 ‘형식 파괴’ 초소형차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는 3륜 전기차 ‘아이로드(i-ROAD)’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프랑스와 일본에서 시범주행을 실시중이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엘리오 모터스는 내년 미국 시장에 2인승 3륜 경차 ‘엘리오’를 출시할 예정이다. 값이 싼 데다 연비가 L(리터)당 35.7㎞에 달해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이처럼 초소형차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층 강화된 환경규제로 연비가 중시되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심 직장인의 출퇴근정체로 버려지는 연료, 시간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심형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도요타의 ‘아이로드’

하지만 국내에선 이같은 신차종을 경차로 분류할지, 4륜차가 아닌 오토바이로 볼지 관련 법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아직 어떤 차종으로 분류해야 할지 들여다보고, 해외 사례를 검토중인 단계다. 관련법까지 개정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트위지는 2012년 출시돼, 유럽에서 1만5000대 이상 팔렸다. 유럽에선 기존 오토바이와 4륜차종 외 틈새 차종 출시에 대비해 법규정도 촘촘히 다듬었다. 그 결과 2륜차, 경차 사이에 7개의 세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L1e(Mopedㆍ모터 달린 자전거), L2e(Three-Wheel Mopedㆍ3륜 모터 자전거), L3e(Motorcycleㆍ오토바이), L4e(Motorcycle with side carㆍ사이드카를 장착한 오토바이), L5e(Motor Tricyclesㆍ3륜차), L6e(Light Quadricyclesㆍ가벼운 4륜차), L7e(Heavy Quadricyclesㆍ중량있는 4륜차)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트위지는 L7e에 속한다. 
엘리오 모터스의 ‘엘리오’

일본 정부도 2012년 초소형 차 도입에 대한 지침을 마련, 지자체와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아이로드와 같은 차종은 예전엔 도로 통행이 금지됐지만, 2013년부턴 부분 도로 집입을 허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개념 초소형 차종은 환경오염과 주차공간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운송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 등 다양한 업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서 이같은 차종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에 속도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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