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45)은 16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올린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에서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1996)과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 문단을 나란히 비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응준 작가는 두 문단을 비교하며 “저것은 순전히 ‘다른 소설가’의 저작권이 엄연한 ‘소설의 육체’를 그대로 ‘제 소설’에 오려붙인 다음 슬쩍 어설픈 무늬를 그려넣어 위장하는, 그야말로 한 일반인으로서도 그러려니와, 하물며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인 것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 대목에 이르러 우리는, 신경숙이 미시마 유키오를 표절한 저 방식으로 다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더 많이 표절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상식적이고도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품을 수 있다. 예리한 독서가들 여럿이 작정하고 장기간 들러붙어 신경숙의 모든 소설들을 전수조사해보면 위와 같은 사례들은 얼마든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신경숙의 표절에 대한 한국문단의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는 그 이후 한국문단이 여러 표절사건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체질화시킴으로서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다”라고 한국문단의 은폐문제까지 주장했다.
신경숙 작가가 표절했다는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ㆍ1925~1970)는 육상자위대의 발코니에서 ‘자위대의 궐기’를 외친 뒤 할복자살했던 우익 소설가이다.
미시마는 45세이던 1970년 11월 25일 도쿄 이치가야(市谷) 육상자위대 동부총감부 총감(사령관)실에 추종자 4명과 난입, 2층 발코니에서 총감을 인질로 잡고 소집한 자위대원 1000명을 내려다보며 “지금 일본 혼을 유지하는 것은 자위대뿐이다. 너희는 사무라이다. 자신을 부정하는 헌법을 왜 지키고 있단 말인가”라며 궐기를 부르짖었다.
그러나 야유와 경멸만이 터지자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더니 갑자기 사령관실로 들어가 일본도로 배를 갈랐다. 이어 추종자가 목을 쳐주는 사무라이 식으로 목숨을 끊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던 미시마의 자살에 일본 대중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시마의 문학적 재능과 업적을 정확히 따로 평가해야 한다며 재평가 작업이 활발해졌다.
미시마는 정부 관료의 장남으로 태어나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 대장성에 들어갔으나 1년만에 그만두고 작가로 변신했다. 1949년 자전적 장편 ‘가면(假面)의 고백’으로 문단에서 지위를 굳혔다. 대표작 ‘금각사’(金閣寺ㆍ1956)로 전후 일본 최고의 탐미주의 작가로 떠올랐다.
1960년 ‘우국’(憂國)을 시작으로 우익 작가로 변신, ‘영령(英靈)의 소리’(1966) 등 쇼와천황에의 동경을 드러낸 작품들을 잇따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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