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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카락 ‘1억분의 1’ 굵기로 빛 모은다…정보처리속도·하드용량↑
[HOOC=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빛을 파장보다 훨씬 작은 수나노미터(㎚=10억분의1m) 영역 안으로 모아 빛의 세기를 40만배 높일 수 있는 초고광밀도 삼차원 구조체를 개발했습니다. 지름이 100㎛정도인 머리카락의 1억분의 1보다 더 가는 굵기로 모았다는 의미인데요.

이 기술을 데이터 통신과 정보 처리에 적용하면 속도를 초당 1조번(테라헤르츠) 수준으로 높이고, 하드디스크의 면적당 용량을 현재의 100배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작된 3차원 갭-플라즈몬 안테나. [카이스트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김명기ㆍ이용희 교수팀은 금속에서 빛이 회절한계를 뛰어넘어 작은 공간에 가둬지는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해 가로세로 10㎚, 높이 4㎚의 3차원 공간에 빛을 집속, 빛의 세기가 입사파보다 40만배 큰 빛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빛은 고밀도로 모을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빛을 이용해 분자 이하 크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추출하거나 반도체 공정을 수㎚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죠. 
증폭된 이차조화파 발생과 나노갭 안으로 빛이 집속된 모습. [카이스트 제공]

이런 이유로 빛을 한 점으로 모으는 연구가 널리 수행되고 있지만, 파장보다 작은 크기에서 발생하는 회절현상 때문에 일정 크기 이상으로 모으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금속 표면에서 회절한계를 뛰어넘어 빛이 가둬지는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해 빛을 모으는 플라즈모닉 안테나 개발 연구를 하고 있고요. 다만 5㎚ 이하로 빛을 모은 적도 있지만 2차원 형태의 플라즈모닉 안테나로는 빛을 아무리 빛 작게 모아도 나머지 한쪽 방향으로 빛이 퍼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빛을 최대 밀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3차원 구조 속에 가두는 방법을 고안합니다. 이온빔을 강하게 집속시켜 직접 물질을 깎는 집속 이온빔 근접 식각 기술을 도입해 3차원 구조의 4㎚급 갭-플라즈몬 안테나를 만든 것이죠. 이를 통해 삼차원 나노 공간(∼4x10x10㎚³) 안에 빛을 모아 굵기가 입사파의 40만분의 1보다 가늘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나노분야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10일 자에 게재됐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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