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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엘리베이터…승강기 사고 지난해 1만5000여건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승강기(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부품 고장이나 불량 등으로 인한 사고가 매년 1만건 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고가 매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자료에 따르면 승강기 고장이나 불량 등으로 인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사롄는 2012년 1만2521건, 2013년 1만3623건, 2014년 1만5128건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만 구조된 인원이 2만1199명에 달한다.

사진=123RF

사고 사례를 보면 지난 3월 3일 오후 7시 20분께 부천시 한 아파트의 승강기가 4층에서 멈춰서면서 A(16)양이 수십여분간 승강기 안에 갇혀있다가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2월 19∼20일에는 수원의 한 아파트 승강기가 3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고, 같은달 28일 이천의 한 아파트에서도 어린이 7명과 성인남성 1명이 승강기에 갇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관리 감독이 열악한 곳만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3월 13일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는 29층에서 출발한 승강기는 갑자기 13층까지 추락하다 멈춰서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2명이 승강기 안에 갇혀 있다가 가까스로 구출됐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 같은 승강기 갇힘 사고는 2009년부터 2014년 6월 말까지 5년여간 1만6160건이나 발생했다. 이는 연평균 3000건 수준이다. 매일 8건 이상씩 승강기 안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시간 이상 갇힌 사고 270건을 원인별로 살펴본 결과 ‘부품이상’이 71건으로 ‘확인불가(76건)’에 이어 가장 많았다. 부품 불량이 사실상 사고 원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을 포함한 승강기가 53만대(올해 3월 기준)가 넘는다. 전체 승강기 운행대수로는 세계 9위, 지난해 신규 설치 대수는 3만6000여대로 중국, 인도 다음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승강기 사고가 잦은 이유에 대해 한국엘리베이터협회 박응구 기술위원장은 “우리나라 승강기 시장을 잠식한 해외 기업들이 수십 개에 이르는 주요 부품을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이곳저곳에서 들여오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충분한 테스트를 거치지 못한 채 하자 있는 부품들이 그대로 설치되고 있다는 데 사고의 근본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사고를 줄이려면 승강기 설계부터 조립ㆍ설치까지 전 과정의 이상유무를 꼼꼼히 살피는 승강기 컨설팅이나 감리를 업체들이 받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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