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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와의 전쟁]메르스, 결국 인재(人災)였다
-보건당국 안일한 대응, 병원 대응 미숙 등 삼박자, 사박자 허술
-정부ㆍ의료계 후진성 극복 과제…메르스 리스트 집중관리가 관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결국은 인재(人災)였다.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응, 슈퍼전파자에 대한 관리 대응 미숙, 국내 최고라고 하는 삼성서울병원의 무책임한 대처 등 삼박자, 사박자, 오박자가 결합된 인재였다. 메르스 후폭풍은 결국‘사람이 만든 대형사태’인 것으로 귀결되면서 우리 시대에 큰 반성과 교훈을 주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는 성격은 다르지만, 그 구조면에선 유사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처음부터 쉬쉬했고, 평택에서 나온 최초 확진자 관리에 실패하면서도 메르스 진정세를 자신했다. 해당 병원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병원 간 정보 공유는 이상 없으며, 이에 따라 메르스 대유행의 걱정은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로 끝났다. 국내 병원 ‘빅5’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이 결국 부분폐쇄를 결정하면서 메르스는 또다시 고비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12일이 메르스 진정세와 확산세의 갈림길이었으나 이젠 오는 24일로 3차유행 여부의 기점이 연장되면서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메르스 존재 여부도 잘 몰랐던 때의 초동대처 미흡은 그렇다고 해도, 이후 취해진 각종 보건당국과 병원들의 허술한대응은 후진형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기도 하다.


메르스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부분폐쇄를 결정한 가운데, 병원의 분위기는 한산하기만 하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삼성서울병원의 이송 요원이 메르스에 감염됐는데도 76명의 환자를 이송한 것, 의사가 감염됐는데도 관리 대상에 넣지 않은 것, 비정규직 수천명이 집중 관리를 받지 않은 것 등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만큼 허술했고, 안이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도 이를 인정했다. 정부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합동평가단은 “어떤 국가라도 새로운 감염병이 발발할 경우 놀라고 조정을 하는 시기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이를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그 점을 알면서도 추가 대책에 있어서 발빠른 모습을 취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세월호 사태에서 배운 초동대처, 즉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이번에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 1차 유행의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을 폐쇄하는 한편, 전파 경로를 추적하고 모든 접촉자들을 격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결정적인 순간에 국민들의 안전보다 일부 병원들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을 먼저 걱정했고,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될 것만을 우려해 메르스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거의 교훈은 잊은채 인재를 더욱 키우기만 한 셈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보건당국과 병원들이 과감한 정보공유와 함께 메르스 리스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체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5일 메르스 확진자가 5명 늘어 메르스 환자가 총 1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과거 환자 경유지였던 서울 건국대병원에서는 처음으로 감염 사례가 나왔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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