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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35번 환자’ 증세에 노심초사
-접촉자 1565명 중 확진자 한명도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로 면역력 약화 병세 악화
-삼성서울병원은 조치 안해 메르스 사태 키워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35번 환자만 남았다.’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자가 격리한 개포동 재건축조합총회 참석자 전원이 14일 자정을 기해 격리 조치에서 해제되면서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의 동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35번 환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슈퍼전파자로 지목한 서울 시민이다. 병중에 박 시장과 진실공방을 벌이다 병세가 악화돼 한때 뇌사설이 나돌기도 했다. 자칫 35번 환자의 회복이 더딜 경우 박 시장의 과잉대응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개포동 재건축조합총회 참석자 1565명은 14일 0시 자가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양재동에서 열린 재건축조합총회에서 메르스 35번 환자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지난 4일부터 전원 자가 격리 조치됐다.

참석자 중 일부(2명)는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검진 결과 음성으로 판명돼 단 한명도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4일 오후 10시 45분) 박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5번 환자가 메르스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조합총회 등 양재동과 문정동, 세곡동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과 접촉했다”며 강남 일대에 ‘메르스 경계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35번 환자는 “총회 참석 당시 메르스 관련 증상은 없었다”면서 박 시장의 일방적인 발표에 반박하기도 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야 전파력이 생긴다. 실제로 35번 환자는 밀접 접촉자인 자신의 부인이 메르스 감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오판이 과도한 불안 심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제는 35번 환자의 상태다. 위중한 상태로 알려진 35번 환자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박 시장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5번 환자는 서울시가 자신에게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개념’ 의사로 몰고 간 데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다 병세가 악화됐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35번 환자는 현재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의료장치(ECMOㆍ에크모)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시는 35번 환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11일 밤 35번 환자의 뇌사설이 나오자 “아는 바 없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는 담당 의사가 말하는 책임있는 자세”(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라고 말하는 등 ‘발 빼기’에 급급했다.



35번 환자의 동선을 일방적으로 공개할 때와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당장 “무책임하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서울 시민을 지키겠다”는 박 시장의 결연한 의지가 35번 환자에게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35번 환자에만 집중하고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조치는 하지 않아 메르스사태를 키웠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박 시장도 비판 여론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낮 35번 환자가 경유한 문정동 가든파이브 A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전날 밤 35번 환자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보도에 ‘가든파이브 입주자와의 간담회’로 대체했다. 한 관계자는 “35번 환자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35번 환자가 박 시장을 띄워줬지만 지금은 박 시장의 행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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