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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성 탐사로봇 필레, 7개월 만에…“지구야, 안녕”
[HOOC=이정아 기자] “지구야, 안녕. 내 말이 들리니?”

지난해 11월, 인류 최초로 혜성 표면에 착륙한 뒤 60시간 만에 작동을 멈춘 유럽우주기구(ESA)의 탐사로봇 ‘필레’가 동면 7개월 만에 극적으로 깨어났습니다.

14일(현지시각) ESA는 필레의 이름으로 된 트위터 계정에 “지구야, 안녕. 내 말이 들리니”라는 짧은 문장을 올리면서 로봇이 깨어난 소식을 극적으로 알렸습니다. 이어 이 트윗에 “내가 잠을 얼마나 잔 거야.” “일하러 갈 시간이군. 조금 피곤하긴 해. 나중에 말하자.”라는 문장을 순차적으로 올려 필레와 교신이 이뤄졌음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혜성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레. 상상도. [ESA]

지금까지 ESA의 속을 애태우던 필레는 이날 2분간 새로운 신호를 전송했습니다. ESA는 “이 중 40초 분량은 가치있는 자료”라고 밝혔죠. 영국 BBC는 이를 두고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다”라고 전했습니다.

2004년 3월 우주선 ‘로제타’호에 실려 발사된 필레는 무려 10년 동안 8억㎞를 넘게 날아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를 따라잡았습니다. 이 혜성은 지름 4㎞, 중력이 지구의 수십만 분의 1에 불과하며 초속 38㎞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죠.

하지만 혜성 23㎞ 상공에서 로제타호와 분리된 필레가 햇빛이 닿지 않는 그늘에 자리잡는 바람에 태양광 배터리가 방전됐습니다. 이곳의 온도는 영하 160도. 크기가 세탁기 정도고 무게가 100㎏ 정도인 필레가 관측 장비들을 다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내부 온도가 영하 45도까지는 올라가야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했죠.

간절한 희망이 전해진 것일까요? 필레는 7개월 뒤 드디어 태양에너지를 스스로 충전해 작동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필레의 내부 온도는 영하 35도로 양호합니다. 지구와 연계가 이뤄지면 스스로 그늘 지역을 벗어나 햇볕이 비치는 곳으로 옮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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