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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시험장 나타난 메르스 자가격리대상자, 그는 왜 그랬을까?
[HOOC=서상범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자가 13일 오전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응시하려다 적발됐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수험생을 격리조치하고 역학 조사에 나섰는데요. 온라인에는 해당 수험생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자가격리자에 대해 자택 응시를 허락한만큼 자가격리 대상임을 알았다면 합당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 수험생 역시 억울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수험생 A(27)씨는 시험 응시를 위해 전날 오후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A 씨는 서울 도착 직후인 부산의 한 보건소로부터 메르스 자가격리 대상임을 통보받았습니다.

앞서 서울시는 자가격리자의 경우 사전에 신청하면 자택에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문제는 A 씨의 자가격리 통보가 자택시험 신청시간을 넘긴 후였다는 점입니다.

서울시는 12일 오후 8시까지 신청을 받았는데요. A 씨가 보건소로부터 통보를 받은 시점은 12일 오후 10시30분께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서울시 측은 “A씨는 밤늦게 통보를 받아 신청 마감을 넘긴 상태였고 자가격리 대상인 만큼 시험장으로 나오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는데요.

A 씨의 입장에서는 마감 신청이 끝난만큼 취할 수 있었던 조치가 없었고,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인만큼 부산으로 되돌아가기도 다소 억울했었던 것이죠.

결국 A씨는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이후 택시로 이동해 모텔에 혼자 투숙했고 다음날 시험장 입구에서 체온이 높게 나와 간호사의 문진 과정에서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자임을 밝혔습니다.

이후 서울시는 A 씨의 시험장 입실을 막고 구급차를 이용해 A씨를 보건소로 옮겼고 현재 음압시설이 있는 병원에 격리돼 있죠.

보건환경연구원은 A씨의 객담(가래)을 체취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반응이 나오면 병원으로 A씨를 옮기고 음성 반응이 나오면 구급차를 이용해 부산의 집으로 돌려보낼 계획입니다.

한편 이날 서울시 공무원 시험은 메르스 여파로 실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시내 155개 학교, 121개 시험장에서 실시됐습니다.

7ㆍ9급 공무원 2284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는 13만33명이 원서를 접수했으나 실제 시험에는 7만 7192명이 응시해 59.4%(잠정치)의 응시율을 기록했습니다. 메르스 우려에도 응시율이 작년(59.1%)보다 소폭 높았는데요.

그만큼 수험생들의 절박한 심정이 예년에 비해 더욱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실입니다.

물론 A 씨의 행동은 최근 메르스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수험생들의 절박한 심정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도 동시에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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