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8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영국의 팀 헌트 교수가 여성비하 발언으로 재직하던 대학 명예교수직을 사임했습니다. 헌트 교수는 ‘세포 주기’라는 개념을 처음 만들고 이를 토대로 암 발생 원인을 규명한 공로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과학자입니다.

영국 가디언스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이 10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고, 팀 헌트 생명과학과 명예교수가 사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헌트 교수는 대회 첫날인 8일 유럽연구재단이 초청한 국내외 여성 과학자 등 100명과 함께 한 오찬에서 “나는 남성우월주의자(chauvinist)”라고 밝힌 뒤, “여성과학자들은 실험실에 있으면서 사랑에 빠지고 내가 그들을 비판하면 울기만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첫 번째 세션으로 대중강연을 진행한 팀 헌트 UCL교수. [사진=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제공]

이어 그는 “남성 과학자들만 있는 실험실을 선호한다”고 덧붙이기까지 했죠. 헌트 교수의 아내 역시 여성 과학자로, 메리 콜린스는 UCL 면역학과 교수입니다.

이날 헌트의 발언은 당시 오찬에 초대받은 코니 세인트루이스 영국 런던시티대 과학저널리즘 교수가 본인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동료 과학자인 데이비드 콜크헌 UCL 약리학과 교수는 헌트의 발언을 두고 “여성 혐오적이고, 끔찍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죠.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헌트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문제를 삼자, 헌트 교수는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UCL 명예교수에서도 사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헌트 교수는 11일 한국에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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