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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알랭 바디우 지음, 박성훈ㆍ박영진 옮김, 사월의책)=최근 철학의 부재를 얘기할 때 철학자들이 시대의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론보다 실천을 중시하며, 모든 철학적 명제는 ‘헛소리’이며, 진정한 삶의 문제는 언어 바깥에 있다고 역설한 비트겐슈타인은 그런 면에서 흥미로운 인물이다. 아예 철학에 저항한 ‘반철학’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세계적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을 다시 철학의 주제로 삼았다. 이 책에서 바디우는 비트겐슈타인이 생전에 유일하게 낸 책 ‘논리-철학논고’를 세밀히 분석, 반철학의 구조와 한계를 낱낱이 보여준다. 철학과 반철학이라는 대립쌍을 통해 삶과 존재, 진리와 의미라는 가장 철학적인 문제에 깊이 천착하며 우리 시대를 위한 새로운 철학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엉겅퀴 칸타타(이평재 지음, 윤후명 그림, 폭스코너)=스승과 제자가 만나 소설을 완성했다.죽음을 앞둔 세계적 여류화가의 인생을 그린 작가 이평재의 ‘엉겅퀴 칸타타’에 스승인 윤후명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세계적 화가 천리는 암 선고를 받고 죽음에 직면해 있다. 마흔아홉살, 아직은 창창한 나이에 담도암에 걸려 죽음을 마주한 그녀는 자신의 일생을 반추하며 삶의 의미를 부여해나간다. 병의 증상 중 하나인 환각으로 인해 천리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남기고 떠날 사람들을 하나하나 돌아본다. 자신을 희생하며 가족을 지킨 엉겅퀴같이 질긴 어머니, 무모할 정도로 서로에게 빠져들었던 유부남 케이, 순수하게 육체적 매력에 이끌렸던 피제이, 그리고 진정한 예술의 정신을 깨닫게 해준 백 등 소중한 사람들을 모두 초대한다. 윤후명의 강렬한 엉겅퀴 그림은 소설과 독특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말테 슈피츠 외 지음, 김현정 옮김, 책세상)=지난 5월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병력, 상해정보 등을 비롯해 노조가입과 탈퇴 여부, CCTV촬영정보, 출입기록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통신 기술이 만들어낸 디지털시대의 감시권력은 일상에 대한 지배력을 은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가치있는 디지털 미래를 위해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지키고자 직접 행동에 나선 독일 최연소 녹색당 국회의원 말테 슈피츠는 감시의 토대가 만들어진 곳을 파고들면서 자신의 개인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며 그 정보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서로 어떻게 결합돼 감시가 발생하는지를 추적한다. 차가운 감시의 시선은 자기검열 매커니즘을 작동시키고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제한, 순응과 불신을 낳게 마련. 저자는 법적ㆍ 윤리적 물음을 제기하며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천부인권이자 시급히 지켜야할 가치라고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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