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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 “가급적 집밖에 나가지 말고….”= 경기도 화성에 사는 주부 임모(38) 씨는 지난주부터 2주째 가까운 슈퍼마켓이나 놀이터 외에는 외출을 금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영화관을 떠올리면 오싹해진다고 전했죠.
“남편은 내가 필요 이상으로 과민해졌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 가서 메르스 환자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득해요. 저를 좀 이해해줬으면 좋어요.”
그녀는 아이는 물론 자신도 언제 어떤 사람에게 감염될지 모른다는 염려에 불안감이 커진다고 덧붙입니다. 자식을 둔 그녀의 마음은 우리나라의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기도 할 겁니다. 휴업한 유치원과 학교는 전국적으로 2622곳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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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 “왠만하면 병원도 가지마.”= 서울ㆍ경기 등지 대형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자, 대형병원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거두고 동네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도, 꼭 가야할 일이 생겼을 때라면 대형병원보다는 동네병원을 찾는 것이죠.
삼성의료원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8000여명이 내원하던 외래진료 환자 수가 메르스 병원 공개 후 30% 정도 급감했습니다. 보건 당국도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벼운 질병은 가급적 대형병원이 아닌 거주지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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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 광장 공포증= 메르스로 인한 공공장소 기피증에 더해 사람 많은 곳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광장 공포증(agoraphobia)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광장공포증이란 극장, 시장 등 같은 공간에서 군중 속에 있는 것이나 집 밖에 홀로 있는 것에 대해 극심한 심적 충격을 받는 것을 가리킵니다. 넓게 개방된 공간뿐 아니라 버스, 지하철 등과 같은 대중교통수단 안에서도 나타나죠.
대전에 사는 주부 이모(36)씨는 “어린이집에 안 간 아이와 일주일 내내 집에만 있다가 어제 오랜만에 식당에 갔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게 무서워서 공황장애가 이런 느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합니다. 지난 주말 빽빽한 인파로 가득해야 할 강남 인근 번화가를 찾은 사람들의 수는 한 눈에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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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 손님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 메르스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한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손님이 줄어 매출이 반토막이 나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손님이 많으면 혹시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무턱대고 호황을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가장 직격탄을 맞은 업계는 소형상가에서 의류업, 제약업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업을 하는 이들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서비스업 중심의 자영업자나 창업자들의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와같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약국을 하는 한 자영업자는 “열 나고 감기 기운이 있는 손님이 와서 약을 달라고 하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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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DB |
▶ “날 건드리지 말아요.”= 접촉 공포증(haphephobia)에 떠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메르스가 악수 등 가벼운 신체접촉을 통해서도 전이될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군가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죠.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사람들이 메르스 여파로 모이는 곳을 피하게 되고 사람들과 관계가 단절되면서 산업적으로도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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