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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지發 택시혁명] 콜택시 변천사 보면 승객 ‘니즈’ 보인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유선전화로 ‘걸리는 대로’ 콜택시를 부르는 방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택시 기사의 인적사항까지 확인한 뒤 콜택시를 내 집앞에 대령시키는 시대가 됐다.

콜택시 제도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택시 서비스에 대한 승객들의 니즈(needs) 변화가 드러난다. 과거 승객 골라태우기, 승차 거부 등의 문제로 인해 콜을 이용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확대됐다.

콜택시 제도는 지난 1970년대 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생겨났다. 초창기는 호텔 등에서 전화로 택시를 부르는 방식이었다. 

밤거리 택시를 잡는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이 줄어든 대신, 앱을 이용해 ‘스마트하게’ 택시를 대령하는 엄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지금과 유사한 형태의 콜택시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 당시 서울시는 3600 여대 모범택시 중 2500 여대에 ‘콜 장치’를 설치해 승객이 있는 곳으로 택시가 가는 ‘콜제’를 도입했다. 승객 골라 태우기, 승차거부 등 택시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하고자 시범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시행했다.

무선중계센터에서 모범택시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해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택시를 연결해주는, 당시엔 보기 드문 ‘첨단 시스템’이었다.

이후 1998년 일반 택시에 시범적으로 무선데이터 통신망이 부착되기 시작했고, 이용료도 저렴해지며 콜택시 이용도 점차 확대됐다. 배차와 동시에 운전기사의 신원과 차량번호가 자동으로 기지국에 등록되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밤거리 택시를 잡는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이 줄어든 대신, 앱을 이용해 ‘스마트하게’ 택시를 대령하는 엄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2007년에는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 시스템을 이용한 배차방식이 도입됐다. 이전까지는 거리에 관계없이 콜버튼을 누른 택시가 손님을 받는 ‘순항식’ 택시제로 운영됐다. 그러다보니 승객들이 콜택시를 타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리는 일도 적잖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시는 기존 ‘순항식’ 택시제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를 우선 배치하도록 하는 ‘대기식’ 콜 택시제로 바꿨다.

콜택시는 안전 귀가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2004년 충북대 여학생회에서 여학생들의 안전 귀가를 위해 시범적으로 전용콜택시제도를 운영한 뒤 2007년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여성전용 콜택시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자연적으로 ‘늦은 밤엔 콜택시를 부르는 게 낫다’는 통념이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됐다.

밤거리 택시를 잡는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이 줄어든 대신, 앱을 이용해 ‘스마트하게’ 택시를 대령하는 엄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그러나 최근 콜택시를 비롯한 택시 업계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 상태다. 다름 아닌 택시 기사의 서비스 문제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승차 거부와 불친절한 서비스 등으로 불만이 적잖은 상황에서 ‘친절’과 ‘고급’, ‘청결’ 등을 앞세운 ‘우버 택시’까지 등장하며, 택시 업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앱 택시들이 기사에 대한 친절도 평가를 남길 수 있게 한 것도 서비스질 개선에 대한 승객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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